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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구제역 ‘식겁’…설 귀향 ‘기겁’

등록 2011-01-21 19:45수정 2011-01-21 20:59

경남·전남 “귀성 자제” 호소
제주 축산농, 신문광고까지
“서운하긴 해도 추석이나 내년에 내려오라 했소. 감사허게도 지들이 더 잘 알고 있드라고….”

한우 300여마리를 키우는 농민 추승호(65·전남 담양군 무정면 동강리)씨는 구제역으로 세상이 뒤숭숭해지자 지난 16일 서울·마산·대전 등지에 사는 자녀와 형제·조카들한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일곱 형제자매들, 세 자녀의 가족들로 북적이던 설 명절을 올해는 가까이 사는 친척들과 조촐하게 보낼 참이다. “내 소만 어긋나면 괜찮해도 남의 소가 어긋나면 큰일이랑게. ‘그 집에서 걸려서 거시기했네’ 그럴 거 아니여.”

사상 최악의 구제역이 2011년 설 귀성길마저 가로막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엔 줄잡아 2500만명이 이동해 가족들과 세배와 덕담을 나눌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구제역 유입을 막으려는 전남북, 경남, 제주 등지의 축산농가들과 자치단체들이 귀향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경북과 맞닿은 경남 합천군 삼가면 이장단은 친지·자녀들한테 고향에 오지 말라고 절박하게 요청했다. 경남 거창군과 전남 담양군은 누리집 등을 통해 지난 8일 청와대와 행정안전부에 ‘국가적 차원에서 이번 설날 명절만큼은 국민 이동이 자제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와 설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경남도와 전남도는 재경 향우회와 공무원들에게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2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지역의 축산생산자단체들은 21일 지역 일간지에 광고를 내어 “친척이 제주를 찾는 것도 삼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담양군 무정면 공무원 이경모(45)씨는 “해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큰누나 집에 가서 차례를 모셨는데, 바이러스를 묻혀 올까봐 올해는 안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회사에 다니는 여아무개(28)씨는 “경기도 연천에서 부모님이 젖소 20여마리를 키우시는데, 구제역 때문에 서울서 혼자 명절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착잡해했다.

안관옥 최상원 전진식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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