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서 돔 400만마리 폐사…서산·거제 등도 피해
어민들 발동동…추위강한 어종 전환 등 대책 시급
어민들 발동동…추위강한 어종 전환 등 대책 시급
한달째 이어지는 한파로 서해와 남해안 일대 양식 어패류가 떼죽음해 어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24일 돌산읍 군내리와 남면 화태도, 화정면 월호도 등 양식장 94곳에서 참돔과 감성돔 등 돔류 400만여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이런 피해는 여수에서 양식하고 있는 전체 돔류 2000여만마리의 20%에 이르는 규모다. 여수시는 737만마리가 동사해 8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2006년 동해 피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양식어민 박홍강(70·여수 화태도)씨는 “2008년부터 입식해 키운 돔이 죽어 하얗게 떠오르고 있다”며 “상품성이 큰 것은 동해로 죽기 전에 외지에 팔고 그렇지 않은 것은 버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충남에서는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우럭 양식장과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전복 양식장에서 어패류가 집단 폐사해 자치단체와 국립수산과학원이 피해 조사에 나섰다. 서산에서 폐사한 양식 우럭은 7~25㎝ 크기의 6개월~4년생으로 140만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재난복구비용 산정 기준으로 따져도 5억원이 넘는 규모다. 원기연(55·중왕리)씨는 “지난 15~16일 사이 바닷물이 얼어 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춥더니 우럭들이 얼어 죽고 말았다”고 말했다. 파도리 주민들은 “오늘(24일)도 전복들이 양식장치인 ‘셀타’에서 떨어지고 있어 양식 전복 27만마리 전체가 피해를 입을 우려가 높다”고 발을 굴렀다.
이밖에 경남 거제시 둔덕면 일대 가두리 양식장 11곳에서도 쥐치 25만마리가 폐사했다. 또 남해군의 양식장 2곳에서도 감성돔 2만5천여마리(시가 3천만원 상당)가 폐사했다.
양식 어패류의 떼죽음은 한파가 계속되면서 바다 수온이 양식 어종의 생존 한계 수온보다 낮아진 때문이다. 실제로 참돔의 생존 한계는 섭씨 5도 안팎인데, 피해가 난 여수지역 수온은 3~7도 사이로 조사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종현 박사는 “3~4년 주기로 양식 어패류가 한파 피해를 입고 있어, 한파에 강한 어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며 “어민들도 가두리 시설을 월동 가능한 바다로 옮기거나 남해에서 돔보다 한파 내성 품종인 조피볼락(우럭)으로 양식 어종을 바꾸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 광주 창원/송인걸 정대하 최상원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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