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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마흔 아짐의 인생살이 들어볼라요”

등록 2011-01-24 19:37수정 2011-01-25 11:44

지정남씨
지정남씨
17년 ‘마당극의 길’ 첫 단독무대
‘슈퍼댁’ 김명자씨가 연출·보조
수익금 전액 결식 아동에 기부
‘모노 마당극’ 도전하는 지정남씨

스물세살 때 마당극 배우가 됐다. 해고 노동자 시절이었다. 해고된 노동자를 격려하러 온 놀이패의 공연을 보며 “저 것이 내 일이구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광주의 놀이패 ‘신명’ 단원으로 17년째 판에 섰다. 배가 고파도 힘든 줄 몰랐다. 5일장에서 농민극을 하면서도, 노동자·농민들의 집회 마당에서도 신이 났다. 마당극 배우 지정남(40·사진)씨가 모노 마당극이라는 이색적인 장르에 도전한다.

<광주문화방송> 국악프로그램 ‘신얼씨구 학당’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말바우 아짐’으로 잘 알려진 그는 28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단독 무대를 올린다.

“나이 마흔이 되니까 내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단마디 명창 지정남의 해장소리>는 작품 대본은 직접 썼다. ‘단마디 명창’이란 “잘 하는 노래가 딸랑 하나밖에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2000년께 처음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단마디 명창’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씨는 이번 공연에 자신이 가장 구성지게 부를 수 있는 민요 ‘진도아리랑’을 골랐다. 해장국처럼 속이 시원해지는 ‘해장소리’의 메뉴는 40대 아줌마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는 “서방한테 기대했다가 안 되니까 아들한테 자기 인생을 투영했던 주인공이 갈등을 겪다가 자아를 찾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극 속엔 혼자서 11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그 자신의 눈물도 녹아 있다.

연출자는 ‘슈퍼댁’으로 잘 알려진 배우 김명자(46)씨다. 2001년 전주에서 열린 창작판소리대회에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로 우수상을 받은 그는 ‘또랑광대’로 유명하지만 실제론 연극 배우다. 1997년 소리를 배우기 시작해 최근 <흥보가> 한바탕 공부를 끝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장단도 맡고 아들·귀덕이네·제비·욕쟁이 할머니까지 1인 4역을 맡아 감칠맛을 더한다. 김씨는 “지정남은 타고난 마당극 배우”라며 “지정남 스스로가 흥미로운 사람이어서 극도 대단히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들 두 ‘아짐’은 이번 공연을 통해 모은 수익금을 아름다운 가게의 ‘결식 제로 캠페인’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최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무상급식에 대해 명확한 지지를 실천하는 무대인 셈이다. 지씨는 “지난해 연말 마당극 연습을 하면서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를 보고 결식아동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062)527-7295.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신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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