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원 해결’ 내세워 보문고에 젊은 교사 6명 보내
전교조 등 “형평성 위배…일반 공립고 학생 피해”
전교조 등 “형평성 위배…일반 공립고 학생 피해”
차별 없는 교육을 표방해온 광주시교육청이 특정 자율형 사립고에 공립 교사 7명을 파견하는 특혜를 베풀어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7일 “지난해 자사고로 전환해 신입생을 모집한 광주시 광산구 보문고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3월 공립교사 7명을 3년 동안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말 공고를 통해 △다달이 본봉의 50%(150만원 안팎)를 특별수당으로 지급 △국외연수 제공 △3년 뒤 공립학교로 복직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보문고 파견 희망자를 공모했다.
시교육청은 애초 영어·수학 등 5과목 교사 7명을 모집했으나 희망자가 적자 두차례 추가 모집을 한 끝에 교사 6명을 선발했다. 파견 교사는 수학 2명, 영어·국어·화학·생물 1명씩이고 평균 연령은 39살이다. 대신 보문고에선 공통과학 2명을 포함해 윤리·역사·체육·일본어·기술가정 1명씩이 공립으로 옮기며, 평균 나이는 53살로 집계됐다. 시교육청은 “보문고 쪽에선 16명을 공립으로 특채하면 16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며 “과원 해결 약속, 학교·학부모의 요구, 절차의 적법성을 고려해 결정했고, 3년 뒤에 보문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전교조와 누리꾼들은 다른 사립고와 형평에 어긋나고, 일반고 학생들한테 피해가 돌아간다며 우려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대부분 사립학교가 과목별 과원과 상치과목 편성 등 교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체 정원이 과원이어야 교원 교류가 가능한데도 과목별 과원인 상황을 해소해주는 것은 전례 없는 특혜”라고 비판했다.
박삼원 이 단체 정책실장은 “사립 특수학교인 인화·은혜학교에선 정원이 과원인데도 공립 특채나 교사 파견이 없었고, 사립인 임곡중도 교사 8명 중 4명이 과학과목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한 교사도 시교육청 자유게시판에 “유능한 교사를 보문고에 보내면 일반 공립고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며 “과도한 특별수당을 주는 조처도 자사고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고, 교사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번 조처는 지난해 2월 안순일 전임 시교육감이 보문고를 자사고로 지정하면서 “공립 특채 요구 인원 18명 중 16명의 수용이 가능하다”고 약속한 데서 비롯됐다. 보문고는 6·2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장휘국 시교육감이 11월 취임하자 약속 이행을 여러 경로로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광주 광산 출신 김동철 국회의원을 비롯해 구청장, 시의원, 교육의원 등이 잇따라 시교육청에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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