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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한라산에 멧돼지 득실…생태계 위험신호

등록 2011-02-23 19:25

10년만에 500여마리로…농작물 피해·등산객 위협
사육장 탈출 사슴도 골치… 개체수조절 대책 시급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 일대에 농가에서 기르던 멧돼지 등 사육동물들이 우리를 벗어나 크게 번식하면서 생태계를 위협하고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는 지난해 2~12월 도 전역 36곳에서 멧돼지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500여마리 가까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 멧돼지는 해발 200~1500m에 광범위하게 분포했고, 한라산국립공원 내 170여마리를 포함해 모두 470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1㎢에 살고 있는 서식밀도는 0.823마리로 환경부의 적정 서식밀도 1.1마리보다는 적었지만, 울창한 숲으로 이뤄진 성판악~어승생악 일대는 서식밀도가 2.4~3마리로 적정 수준보다 높았다.

제주에서는 2004년 6월1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이 제주시 공설묘지 남쪽 일대를 순찰하다가 멧돼지 1마리를 처음 발견했는데, 그 뒤 크게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라산연구소는 제주에서 서식하는 멧돼지들이 2000년대 초 제주도 축산진흥원 인근 농가에서 사육하다 우리를 탈출한 뒤 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멧돼지는 나무뿌리나 풀, 곤충 등을 먹어치워 생태계를 교란하고,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는가 하면 등산객도 위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산간 지역에서 사육중이던 사슴이나 뉴트리아 따위도 사육장을 뛰쳐나가 중산간 일대에서 서식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2007년 5월에는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가 한라산 사려니숲에서 붉은사슴과 꽃사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나뭇잎을 먹어치우는 모습을 촬영했다. 최근에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중산간 일대에서 뉴트리아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 한라산에 서식하는 노루도 크게 늘어 행정기관과 농가들이 대책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재광 농업인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지난 22일 열린 ‘노루 관리방안 도민 토론회’에서 “노루로 인해 농사를 망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인위적으로 노루 개체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라산연구소 김철수 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제주에 없던 멧돼지들이 불과 몇년 새 환경에 적응해 개체수를 급속히 불리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외래동물들이 제주의 자연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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