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하고 포인트 현금까지 수억대 수입
지난해 5만가구 넘어…시 “올 20만가구 목표”
지난해 5만가구 넘어…시 “올 20만가구 목표”
퇴직 은행원인 김영준(65)씨는 2007년 광주 동구 운림동 ㄹ아파트 자치회장이 됐다. 그는 재임중인 2008년 7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인 만큼 현금을 돌려주는 탄소은행제도에 눈을 떴다. 지구를 살리고, 자원을 아끼고, 비용을 줄이는 등 일석삼조라는 설명에 공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큰둥하기만 했다. 이게 뭔데 자꾸 귀찮게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는 첫해 354가구 중 120여가구를 어렵사리 설득해 탄소은행에 가입시켰다. 이어 전기료와 가스료를 아끼는 데 앞장섰다. 이듬해 김씨 집은 한해 전기사용량이 5852㎾에서 4211㎾로 1641㎾ 줄었다. 한 달 평균 전기료는 14만~16만원에서 4만~5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한해 가스사용량도 애초 1095㎥에서 838㎥로 257㎥를 절약했다. 한해 에너지 사용료 150여만원을 절약하고, 탄소포인트로 12만원을 입금받았다. 김씨를 본 다른 가구들도 가입을 서둘러 지난해 말엔 85%인 300여가구가 동참했다.
김씨는 “아파트 대부분 가구가 참여한 덕분에 두 군데에서 상금 2500만원을 받아 단지의 주차장·승강기 조명을 엘이디로 바꿨다”며 “가구마다 콘센트를 멀티탭으로 바꾸고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등 절전운동을 벌인 성과”라고 웃었다.
주부인 한남례(50)씨는 2009년 2월 광주 서구 치평동 ㅎ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탄소은행제를 들었다. 즉각 가입해 이듬해 전기 330㎾, 가스 123㎥를 아꼈다. 가족들한테 잔소리는 늘었지만 통장으로 6만2000원이 들어와 싱글벙글하고 있다.
푸른 지구를 만들려는 탄소은행제도에 광주지역 가입가구가 늘고 있다. 광주시는 2008년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탄소은행제도를 도입한 것을 비롯해 정성을 들이고 있다. 이 제도에 가입하면 전기를 1㎾ 아끼면 50~70원, 가스를 1㎥ 아끼면 12~20원, 상수도 1㎥를 아끼면 40~60원을 돌려준다. 2008년엔 2만327가구가 이산화탄소 57t을 줄여 탄소포인트 1억1500만원을 쌓았다. 2009년엔 3만6803가구가 이산화탄소 4752t을 줄여 탄소포인트로 3억4700만원을 벌었다. 소나무 171만 그루를 심은 셈이다.
시는 가입 비율을 지난해 11%에서 올해는 3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가구 수로는 전체 52만여가구 중 20만여가구를 동참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탄소은행 누리집(carbonbank.gwangju.go.kr)에서 가입하거나 각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다만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받으려면 광주은행에서 탄소그린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062)613-4314.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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