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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모국의 동화,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죠”

등록 2011-03-03 22:11

결혼이주여성 15명이 꾸린 충북 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동화번역동아리 회원들이 동화책에 들어갈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제공
결혼이주여성 15명이 꾸린 충북 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동화번역동아리 회원들이 동화책에 들어갈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제공
전래 이야기 7편 번역
손수 그림등 정성 듬뿍
“다문화가정 교감 다리”
[사람과 풍경] 제천 결혼이주여성 15명 ‘엄마나라 동화이야기’ 펴내

충북 제천에 사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모국의 동화를 한국어로 옮긴 동화책 <엄마나라 동화이야기>를 냈다.

동화작가로 깜짝 등단한 이들은 제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홍미정)에서 한국어와 생활 문화 등을 익히고 나누는 다문화 엄마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동화 번역 동아리’를 꾸린 지 8개월여만에 동화책을 만들었다. 동아리에는 중국(5명), 베트남(4명), 일본(3명), 필리핀(2명), 러시아(1명) 등 5개국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13년전 일본에서 시집 온 맡언니 니시미카(43)부터 결혼 2년차 새내기 주부 누엔티미눙(25·베트남)까지 나이도 다양하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안에 있는 오로라 도서관에서 만나 각자 고국에서 읽던 동화를 번역해 돌려 가며 읽다가 동화책 만들기에 나섰다.

2004년 2월 중국 지린성에서 시집온 강향순(33)씨는 “동화 번역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기는 했지만 사실 고향 떠난 주부들의 수다 한마당이었다”며 “고향에서 읽던 좋은 동화를 아이들에게 물려 주고 싶어 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엄마나라 동화이야기>에는 중국·베트남·일본·러시아·필리핀의 ‘국민 동화’ 7편이 실렸다. 중국 동화는 강향순씨가 번역한 ‘농부의 신 불꽃황제(염제신농)’와 김금화(32)씨의 ‘세명의 스님(삼개화상)’, 베트남은 누엔티미눙의 ‘달에 있는 토끼 이야기’와 누엔티응아(25)의 ‘별나무’, 일본은 니시미카의 ‘가쿠야히메’, 러시아는 이카체리나(31)의 ‘롤빵’, 필리핀은 알진에로호(38)의 ‘쌀의 전설’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래동화들이다.

이들은 그림도 손수 그리고, 색종이로 입체 모형을 접어 동화책 중간중간에 붙이는 등 사실감을 더했다. 투박한 초벌 번역은 남편들과 동아리 도우미 김림 교사 등이 다듬었다.


가쿠야히메의 그림을 그린 기구치에미는 “아주 행복하고, 즐겁게 책을 만들었다”며 “아이들에게 그림 동화를 보여주면 엄마를 무척 자랑스러워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제천 다문화가족센터는 100권을 찍어 동아리 회원, 도서관 등에 나눠줬다.

홍 센터장은 “유년시절부터 모국에서 간직해 온 보물을 나눠주는 마음으로 동화책을 만들었다”며 “이 동화책이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는 정서 교감의 예쁜 다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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