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쓰리엠, 노조 퇴거 가처분 신청 땐 노조 의견 수용
동창 변호사 맡은 출입금지 가처분 땐 회사 입장 방점
동창 변호사 맡은 출입금지 가처분 땐 회사 입장 방점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한국쓰리엠지회는 2009년 5월 나주 문평산단 회사 복지동 건물 2층을 노조 임시 사무실로 사용했다. 복지동은 원래 직원들을 위한 휴게실·피시방 등이 있던 곳이었다. 회사 쪽은 그해 8월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실제 2009년 10월 외부인 접견실을 리모델링한 뒤 노조 새 사무실로 제공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들이 새 노조사무실에 출입하려면 외출증을 끊고 경비실을 통과해야 한다”며 새 사무실을 거부했다. 한국쓰리엠하이테크는 노조를 상대로 회사 복지동 2층 45.6㎡의 공간을 비워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회사 쪽은 “별도의 노조사무실을 제공했는데도 회사 동의 없이 복지동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요구했다. 이 가처분 신청의 재판장은 법정관리와 관련해 논란이 됐던 선재성(48) 부장판사였다. 재판부는 2010년 5월 “경비시설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장 안에 노조사무실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회사 쪽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회사 쪽의 대리인은 ㅈ법무법인이었다.
한국쓰리엠하이테크는 이와 별도로 조합원 11명을 상대로 복지동 건물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재판장은 역시 선 부장판사였다. 재판부는 같은 해 6월 “해고자 등이 복지동 건물에 출입해서는 안 된다”며 회사 쪽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5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노조가 복지동 건물 2층을 사무실로 활용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적시했다.
한 달도 못 돼 회사가 노조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지켰는 지를 보는 재판부의 관점이 미묘하게 달라진 셈이다. 이 가처분 신청의 대리인은 선 부장판사의 중·고교와 대학 동창인 ㄱ(49) 변호사였다. 이에 대해 ㄱ 변호사는 “노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 재판부는 2010년 3월 8일 ‘복지동 2층 사무실을 노조 사무실로 사용할 권리가 없다’며 노조 쪽 신청을 기각했다”며 “이 결정과 동일한 취지로 회사에서 제기한 노조 쪽의 복지동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ㄱ 변호사는 “복지관 2층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다른 것이 아니고, 일관되게 노조의 사용권한이 없다는 것을 판시한 것”이라며 “변호사가 바뀌어 재판부의 결정이 달라졌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 뒤로 복지동 2층 사무실에 출입하면 득달같이 강제이행금이 날라왔어요.”
박근서(37) 지회장은 “조합원 10여명이 문 강제이행금은 300만여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23차례나 회사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박 지회장은 “법원 결정 이후 용역 사원들에게 밀려 복지동 2층 사무실에서 쫓겨났고, 회사에서 주차장 임시 천막도 걷어버려 지금은 길거리의 컨테이너 상자를 사무실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사이 나주공장 조합원은 290여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9명이 해고됐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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