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교수가 제자 성추행’ 정황문건 나와
중국인유학생 메신저대화
성관계 강요 등 피해 담겨
한국학생 10여명도 진술서
교수는 “그런짓 한 적 없다”
성관계 강요 등 피해 담겨
한국학생 10여명도 진술서
교수는 “그런짓 한 적 없다”
학과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된 대학 교수에게 중국인 유학생 2명도 성추행당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긴 문건(사진)이 나왔다. 유학생 1명은 성관계를 강요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도 들어 있다. 교수는 ‘성추행도, 성관계 강요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10일 <한겨레>가 입수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주고받은 인터넷 메신저 기록을 보면, 충남대의 한 학과 박사과정에 유학중이던 이들은 지난해 5월 지도교수인 ㅇ(48) 교수에게 성추행당한 경험을 주고받았다.
유학생 ㄱ은 메신저 기록에서 ‘자신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ㅇ 교수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한 정황’을 전했다. 그는 후배인 유학생 ㄴ에게 “(교수가) 또 나를 건드리면… 그를 찔러버릴 거야”라고 썼다. 후배는 “교수랑 처음으로 관계를 가진 게 네가(선배가) 술에 취해서라고 하지만, 그는 안 취했다며. 또 건드렸어?”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가 언니랑 처음 했을 때 그에게 이야기하거나 학교에 폭로했다면, 언니는 지금보다 훨씬 잘 지냈을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ㅇ 교수에게서 지도를 받아야 하는 처지이고 한국말이 서툰 점 등 때문에 이런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문제를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배는 “중국인이라 한국어도 통하지 않고.… 그가 이걸 이유로 선배하고 몇 차례씩이나 관계를 감히 강요했던 것 아냐”라고 적었다. 선배 유학생은 박사과정을 마친 뒤 올해 초 귀국했으며, 후배는 재학중이다.
후배 유학생은 지난해 3월29일 중국 대학 교수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ㅇ 교수가 회의가 있다는 핑계로 서울 동행을 요구해 자신을 경복궁과 백화점에 데려갔으며, 열차 등에서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고 어깨를 팔로 두르는 행위 등을 했다’고 하소연했다.
ㅇ 교수는 여학생들의 신체를 만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추행이나 성관계 강요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며 “다만 사회가 교수에게 요구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점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명 안팎의 한국인 재학생·졸업생들도 실명으로 ‘허리를 감싸 안았다’는 등의 성추행 피해를 적은 진술서를 대학 쪽에 냈다. 단과대 학생회는 ㅇ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충남대는 지난 4일 ㅇ 교수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다음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또 강만수?…관료들도 “금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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