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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라진 ‘제주 속살’ 열정에 담다

등록 2011-03-24 20:25

1970년대 초 제주시 중산간 마을의 한 초가집 마당에 있는 늙은 팽나무 위에 올라가 초가집 마당 쪽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제주돌문화공원 제공
1970년대 초 제주시 중산간 마을의 한 초가집 마당에 있는 늙은 팽나무 위에 올라가 초가집 마당 쪽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제주돌문화공원 제공
지역 언론·사진문화 선구자
2주기 맞아 사진전·포럼…
돌담·포구 등 옛모습 100여장
“서정적 풍토미가 압도한다”
[사람과 풍경] 제주 역사 되살리는 ‘고영일 추모전’

1950~70년대의 제주를 담은 사진들은 그 자체로 제주의 역사다. 지금은 개발의 바람으로 사라진 제주의 자연이 그의 흑백필름으로 되살아났다.

한평생 언론인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이석 고영일(1926~2009) 선생. 그의 타계 2돌을 맞아 후배들이 그를 기리는 사진전, 출판기념회, 포럼 등 다양한 추모사업을 벌인다.

이석은 동국대 전신인 혜화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48년 언론계에 발을 내디딘 뒤 지역 일간지인 <제주신보> 편집국장과 <제남신문> 주필을 지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해병대 보도반원으로 참전해 제주도 최초의 종군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목포상업학교 동창인 그는 1957년 제주도 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사진전을 열었다. 1965년에는 제주카메라클럽 창립을 주도하는 등 지역 사진계에서 선구자적 활동을 전개했다.

그의 사진들은 주로 제주의 오름과 해안, 인물 등 제주의 독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런 그의 활동을 아는 신상범 제주문화원장과 김지훈 전 <제민일보> 사장, 이문교 <제주문화방송> 전 보도국장 등 후배들이 기념사업에 뜻을 같이해 ‘고영일 선생 추모사업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추모사업 추진위원회는 25일 오후 2시 제주시 제주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고영일이 찍은 제주의 속살’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을 연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사진집과 사진평론집 출판기념행사와 포럼도 있다.

오는 6월까지 열리는 사진전에서는 이석의 작품 2만여점 가운데 1950~80년대 제주의 자연을 담은 흑백사진 1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된 사진들은 모두 제주돌문화공원에 보관된다.


신상범 추모사업 추진위원장은 “제주도의 문화예술에 기여한 분들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추모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석 선생은 해방 뒤 제주지역의 언론을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제주도의 사진문화를 대중문화 수준으로 끌어올린 분”이라고 회고했다.

미술평론가 김유정씨는 “그의 사진에 담은 돌담과 포구가 매력적”이라며 “제주의 자연을 드러내고자 했던 서정적 ‘풍토미’가 압도한다”고 평가했다.

25일 오후 3시부터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리는 기념포럼에서는 이문교 전 국장이 ‘언론인 고영일’을, 신상범 위원장이 ‘사진예술가 고영일’을 주제로 발표하며, 전·현직 언론인과 사진작가들이 토론한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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