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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교 도로 부실공사’ 뒤늦게 고발 나섰지만…경남도의 굴욕

등록 2011-04-05 08:12

범죄사실·피해 명시 등 기본 양식도 못갖춰
“일단 접수시켜달라” 통사정…경찰은 거부
거가대교 접속도로 부실공사 의혹과 관련해 시공·감리업체 고발 방침을 밝힌 경남도가 정작 고발의 기본 요건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경찰에 고발장을 내러 갔다가 접수도 시키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4일 “경남도 담당 과장 등 2명이 지난달 28일 고발장을 접수시키기 위해 직접 경찰서에 왔으나 고발장의 기본 요건인 구체적 범죄사실을 전혀 적지 않은 채,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김해연 경남도의원의 발언록과 담당 공무원의 진술서 등만을 첨부해 와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고 반려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개인이 아닌 기관이 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 요건을 갖추지 않은 고발장을 접수할 수 없다’고 알려줬는데도, 도가 이를 무시하고 고발장을 가지고 와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다. 우리도 할 말이 있어야 하니까 반려할 때 반려하더라도 일단 접수를 시켜 달라’고 사정하더라”며 “이것은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를 경찰에 떠넘기겠다는 것인데, 그것을 알면서 어떻게 고발장을 접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공·감리업체를 고발하려면 부실한 시공·감리 때문에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만 한다”며 “도가 이런 내용을 명확히 적어 고발장을 다시 낸다면 접수 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제경찰서는 이미 도의 고발 여부와 관계없이 시공업체가 자재를 올바로 사용하고 감리업체가 이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시공·감리업체와 공무원 사이에 금품이 오가지는 않았는지 등 거가대교 접속도로 부실공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담당 과장은 “우리는 고발장에 첨부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으며, 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1시간 넘게 접수시켜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주지 않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들고 왔다”며 “다시 고발하지 않고 경찰의 자체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지난달 10일 김해연 도의원이 거가대교 접속도로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소한 문제일 뿐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같은 달 14일 김두관 도지사가 간부회에서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하자, 며칠 뒤인 22일 “현장조사 결과 320건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6개 건설업체와 3개 감리업체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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