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비상위, 되레 총장에 날개”
교수협 임시총회서 비판 쏟아져
총학선 “학생대표 2명 늘려야”
교수협 임시총회서 비판 쏟아져
총학선 “학생대표 2명 늘려야”
재학생 4명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 연구인건비 횡령 등으로 격랑에 휩싸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구성원들이 혁신비상위원회 가동을 통한 학교 개혁에 주력하기로 해, 사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과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전자공학)은 14일 교수협의회 임시총회에 앞서 ‘혁신비상위 구성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교수협의회는 혁신비상위에 참여할 평교수 대표 5명을 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한 뒤, 회원 교수들의 동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총장이 지명할 5명에는 교학·대외·연구 부총장과 기획·교무처장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혁신비상위 활동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교수들 사이에 혁신비상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은 사실이 확인됐고, 혁신비상위원회의 한 주체인 학부 총학생회는 위원회 구성을 환영한다면서도 대표자 비율에 불만이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는 학생대표 수를 2명 더 늘려 총장·교수협의회 쪽과 같은 5명으로 맞춰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14일 교내 창의관에서 2시간20분 동안 진행된 임시총회에서는 혁신비상위 구성으로 문제를 풀려는 교수협의회 집행부의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몇몇 교수들은 “12~13일 혁신비상위 제안 안건을 두고 벌인 온라인 찬반투표가 회칙상 절차를 어겨 원천무효”라며 “당장 투표 결과를 철회하고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안건에 대해 투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회한 사람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 “서 총장과 같이 춤추자는 것이냐”며 교수협의회 집행부를 의심하는 발언까지 나왔다. 기계항공시스템학부의 한 교수는 “혁신비상위 구성에 합의함으로써 서 총장에게 날개를 달아줬다”고 말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혁신비상위는 모든 사안에 대해 전적인 권위를 가진다”고 해명하며, “이후 안 되겠다 싶으면 언제든 서 총장의 용퇴를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교수들을 설득했다. 결국 혁신비상위 활동에 주력하되, 서 총장이 비협조적이거나 약속을 어기면 사퇴 요구를 하자는 쪽으로 대다수 교수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총회에서 교수들은 지난 11일 임시총회에서 참여 교수 189명 가운데 106명이 찬성표를 던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표현에 서 총장 사퇴 요구가 담겼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64명은 ‘직접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해야 한다’는 데 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15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카이스트 이사회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이사회는 학교 쪽으로부터 차등 수업료제 폐지 및 학생 자살 방지 대책,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지적사항 처리 결과 등을 보고받고 논의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방향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갈등을 격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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