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체류하고 있는 권술용 생명평화결사 순례단장이 기지 공사를 위해 평탄작업을 마친 중덕해안 부근에 설치된 해군기지 반대 펼침막들을 보고 있다.
아름다운 중덕해변 못보다니…
주민들 “공사저지 대책 강구”
올레꾼들, 아쉬움속 사진찍기
주민들 “공사저지 대책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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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
금귤나무들이 잘려 나갔다. 15년 동안 키워왔던 나무들은 주인을 잃은 채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금귤밭에서 만난 한 농민(72)은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에 토지가 편입돼 애지중지 키워온 금귤나무를 베어냈기 때문이다.
“힘이 닿는 데까지는 농사를 지으려고 했는데 방법이 없어요. 하우스 시설들도 있었지만 더는 농사를 지을 땅이 없어서 팔아버렸어요.” 이 농민은 700여평의 금귤밭에 나뒹구는 15년생 나무들을 매만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덕해안에는 “국유지 내 시설물의 설치나 무단경작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을 따라 난 제주올레 7코스 양옆에 농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었다. 이날도 하우스 시설물 철거작업을 벌이는 기계소리가 굴착기의 작업소리와 뒤섞였다. 주민들의 삶터였던 농지는 해군기지 건설에 사용할 시멘트 구조물을 제작할 공간으로 변했다.
공사업체는 이미 중덕해안 암반까지 평탄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주민들은 이른바 ‘구럼비’ 해안에 돌로 장애물을 쌓아두고 공사를 막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부터 강정마을에서 생명평화운동을 벌이는 권술용 생명평화결사 순례단장은 “해군이 구럼비 해안에 더 들어오면 안 된다”며 “이곳이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제주올레 7코스를 걷는 올레꾼들은 중덕해안에 설치된 해군기지 반대 푯말과 사진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 올레를 걷던 이아무개(32·여·제주시)씨는 “이런 곳을 앞으로 볼 수 없게 된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중덕해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최근 지쳐가던 주민들의 반대투쟁 의지도 되살아나고 있다. 제주도의회가 지난달 15일 ‘강정동 해안변 절대보전지역 변경(해제) 동의의결에 대한 취소의결안’을 통과시킨 것이 계기가 됐다.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은 지난 6일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이다 구속돼 18일로 13일째 옥중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권일 강정마을 반대대책위원장은 “농번기가 곧 끝나는 만큼 공사를 막기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대림 도의회 의장은 이날 임시회 개회사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입장 변화(지원계획 등)가 없다면 우리의 입장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도 이날 강정마을에서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강정마을의 한 농민이 17일 해군기지 건설예정지에 포함돼 경작을 할 수 없게 된 금귤밭에서 잘려나간 금귤나무들을 지켜보고 있다.
문대림 도의회 의장은 이날 임시회 개회사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입장 변화(지원계획 등)가 없다면 우리의 입장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도 이날 강정마을에서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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