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연극배우 김민수씨가 17일 일본 오사카 관음사에서 열린 4·3 제63주년 추도회 무대에 올려진 마당극 <항로>에서 열연하고 있다. 허영선씨 제공
제주 출신 재일동포들
증언·공연 추도회 열어
“후세에 알리는 메시지”
증언·공연 추도회 열어
“후세에 알리는 메시지”
제주 4·3사건 당시 제주사람 일부는 눈앞의 학살극을 피해 일본으로 가는 밀항선을 탔다. 20살 청년 김시종씨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명이었다. 4·3 발발 이듬해인 1949년 밀항한 재일동포 시인 김시종(82)씨는 바다 건너 들려오는 고향의 소식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월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다카미 준 상을 받은 김 시인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의 분쿄구주민센터에서 열린 ‘제주도 4·3사건 63주년 추도집회’에서 ‘나의 4·3-평화에의 염원을 담아서’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경험담을 처음 꺼낸 김 시인은 감정이 격해져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4·3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들으면, 이날 주민센터에는 제주 출신 재일동포와 일본인 등 500여명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제주도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대표 조동현)이 마련한 이 추도회에서는 제주에서 간 시인 허영선씨의 추모시 <세월> 낭송과 재일동포 가수 이정미씨의 공연도 있었다.
제주 출신으로 재일동포 문학계를 대표하는 <화산도>의 작가 김석범과 <피와 뼈>의 작가 양석일씨 등도 참석해 4·3의 국제화와 평화연대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어 17일 오후 제주 출신 재일동포들이 많이 사는 오사카 이쿠노구의 관음사에서 열린 추도회에서는 제주시 조천읍 출신 김옥환(75·여)씨가 증언자로 나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4·3을 회고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행사를 주최한 재일본4·3유족회 오광현 회장은 “일본에서 4·3을 후세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평화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재일동포 3세로 극단 달오름 대표 김민수(38·여)씨와 극단 메이의 대표 김철의(41)씨의 <항로>가 공연되면서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이 공연은 1만5000여명에 이르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은 이름표 속에서 가족을 찾는 과정을 그려 참석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시인 허영선씨는 “일본 사회에서 4·3을 기리기 위해 1년 내내 준비해서 행사를 여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이들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수 4·3평화재단 사무처장은 “앞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행사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방법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 출신으로 재일동포 문학계를 대표하는 소설가 양석일·김석범, 시인 김시종(왼쪽부터)씨가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4·3 제63주년 추도회에 참석해 4·3의 국제화와 평화연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허영선씨 제공
김익수 4·3평화재단 사무처장은 “앞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행사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방법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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