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명가’ 학술발표회 개최
홍주 송씨 학문·실천 재조명
홍주 송씨 학문·실천 재조명
1570년 6월 한양에서 관직생활을 하던 미암 유희춘(1513~1577)은 부인에게 수개월간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자랑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자 부인은 남편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낸다. 시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삼년상을 마친 뒤 홀로 종성 유배지를 갔던 일을 상기시키고, ‘몇 달 동안의 독수공방과 비교해 어느 것이 무겁고 어느 것이 가벼우냐’고 묻는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남편 유희춘의 편지를 논리적으로 반박한 이는 송덕봉(1521~1578)이라는 여성 지식인이었다. 전남 담양에 살았던 그녀는 당대에 ‘경서와 역사서를 두루 섭렵한 여사(女士)’로 평가받았다. 송덕봉의 친정인 홍주 송씨 집안은 조선 중기 호남명가로 꼽힌다. 임진왜란 의병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해광 송제민(1549~1602)도 송씨가의 후손이다.
조선대 고전연구원과 호남사학회는 21일 광주향교 유림회관에서 열리는 제2회 ‘옛 기록을 통해 본 호남명가’ 학술 발표회를 통해 홍주 송씨 집안의 학문과 의병활동을 살핀다. 이종범 조선대 고전연구원장은 “홍주 송씨가의 학문과 실천을 재조명하고, 전란과 붕당정치의 격동을 헤쳐나간 호남 지성사의 맥락을 재구성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문희순(충남대)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송덕봉은 자신의 운명 앞에 닥친 현실을 당차게 맞이하고 극복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한다. 남편의 긴 유배생활과 관직생활 속에서 가정경영을 도맡아 처리하면서 성리학적 부덕을 실현했던 것이 삶을 ‘구속’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학술발표회는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의 기념특강 ‘조선시대 사림문화와 호남정신’으로 시작해, 이종범 조선대 교수의 ‘조선중기 홍주 송씨가의 학술과 교유’, 이성임 인하대 교수의 ‘16세기 송덕봉의 가정과 여성사적 위상’,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의 ‘해광 송제민의 학문과 의병활동’ 등으로 이어진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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