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 뒷골목 문화탐방에 나선 시민들이 21일 대흥동 성당 앞 대전창작센터 마당에서 박석신 화백(맨 오른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웃 향한 호기심에 시작
같이 즐기고 느끼고 싶어
이젠 매주 탐방객과 순례
갤러리·먹거리 소개 좔좔
같이 즐기고 느끼고 싶어
이젠 매주 탐방객과 순례
갤러리·먹거리 소개 좔좔
[사람과 풍경] 대전 대흥동 문화탐방 안내 박석신 화백
“이곳은 건물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21일 대전 대흥동성당 앞 대전창작센터를 찾은 박석신 화백은 동행한 탐방객들에게 창작센터를 소개했다. 이 센터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농산물검역소로 사용되다 철거될 처지에 놓였으나 대전시민들의 바람에 따라 근대건축물로 지정된뒤 창작센터가 됐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이 기획전시장으로 운영하는데 전시 내용이 알차고 수준도 높아 마니아층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22일부터 시립미술관 소장품들 가운데 묵으로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는 묵향전이 막을 올린다.
박 화백은 1주일에 한번씩 대흥동 전시장을 순례한다. 대림빌딩 앞 현대갤러리에서 시작해 2평 남짓한 갤러리게이트~이공갤러리~대전갤러리~우연갤러리~이안갤러리~창작센터~가톨릭문화회관을 거쳐 스페이스 씨~쌍리갤러리~덕린갤러리까지 이어진다. 반경 500m 안쪽에 이많은 문화공간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 이곳에는 전업작가들의 작업실 수십곳과 재미난 먹거리집, 표구점, 미술재료판매점, 아트숍 등도 몰려 있다.
“현대갤러리와 이공갤러리는 30여년 이상 대흥동을 지켜온 터줏대감들이고, 쌍리갤러리와 덕린갤러리는 찻집 등을 개조한 문화공간입니다. 스페이스 씨는 대흥동 제일 깊은 골목의 가정집 2층에 있는데,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는 골목 풍경이 특히 아름답죠.”
일행은 스페이스 씨에 들어가 주인장이 공짜로 준 구수한 메밀차를 마시며 푸근한 대전의 정까지 덤으로 챙겼다.
동행한 이길희(28·대학원생)씨가 물었다. “대흥동 길을 찾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박 화백의 얼굴이 미소가 번졌다. “대흥동은 명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골목골목 들여다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이런 공간이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지?’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갤러리 분위기는 다 다르죠. 전시작품에 따라서도 다른 분위기가 나거든요.”
박 화백은 이어 대흥동 순례에 나선 이유를 ‘같이 즐기고 느껴보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내가 작업하고 숨쉬는 이웃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골목길을 다니게 됐는데 우연히 만난 시민들이 하나, 둘 어울리면서 졸지에 가이드 구실을 하게 됐습니다. 요즘 햇살이 참 좋아요. 바람불면 숨은 비경에 들어가면 작품 감상도 즐거움이지만 사람사는 정때문에 참 따뜻해집니다.” 탐방길에 함께한 유경옥(27·공연기획사 직원)씨는 “대흥동에 이렇게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다니 놀랍다”며 “기획아이템이 샘솟는다”고 즐거워 했다. 언제나 처럼 그는 현대갤러리 앞 골목의 막걸리집 ‘내집’에서 순례를 마무리한다. “여긴 시골 고향집 같아요. 식당이기 보다 손님들이 어울려 노래하고 연주하는 공연장에 가깝습니다.” 그의 손에 잡힌 기타는 김광석, 안치환을 섭렵하더니 정태춘으로 향했고, 탐방객들은 연주에 소리를 더했다. “가수야? 화가야?” 이쯤되면 박 화백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박 화백은 꽤 알려진 한국화가다. 대흥동 문화탐방길 문의는 박석신 화백의 대흥동 하늘보기 화실. (042)254-5954.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박석신 화백이 그린 대흥동 길 약도
박 화백은 이어 대흥동 순례에 나선 이유를 ‘같이 즐기고 느껴보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내가 작업하고 숨쉬는 이웃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골목길을 다니게 됐는데 우연히 만난 시민들이 하나, 둘 어울리면서 졸지에 가이드 구실을 하게 됐습니다. 요즘 햇살이 참 좋아요. 바람불면 숨은 비경에 들어가면 작품 감상도 즐거움이지만 사람사는 정때문에 참 따뜻해집니다.” 탐방길에 함께한 유경옥(27·공연기획사 직원)씨는 “대흥동에 이렇게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다니 놀랍다”며 “기획아이템이 샘솟는다”고 즐거워 했다. 언제나 처럼 그는 현대갤러리 앞 골목의 막걸리집 ‘내집’에서 순례를 마무리한다. “여긴 시골 고향집 같아요. 식당이기 보다 손님들이 어울려 노래하고 연주하는 공연장에 가깝습니다.” 그의 손에 잡힌 기타는 김광석, 안치환을 섭렵하더니 정태춘으로 향했고, 탐방객들은 연주에 소리를 더했다. “가수야? 화가야?” 이쯤되면 박 화백의 정체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박 화백은 꽤 알려진 한국화가다. 대흥동 문화탐방길 문의는 박석신 화백의 대흥동 하늘보기 화실. (042)254-5954.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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