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 시설개선비 17억 책정…“세심함 부족, 심려끼쳐 죄송”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모교인 광주고에 시설비를 집중 지원했다는 비판이 일자 시민한테 사과했다.
장 교육감은 24일 대시민 사과문을 내고 “바쁜 일정과 업무 속에서 방대한 예산을 꼼꼼히 살펴보지 못해 모교에 다소 많게 느껴지는 예산이 편성되었다”며 “신중함과 세심함 부족으로 시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이번 예산을 편성하면서 평소 저의 철학이나 원칙과는 다르게 비쳐지는 일이 발생했다”며 “편성 전반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968년 광주고를 졸업한 장 교육감은 “모교에 대한 애정은 크나 다른 학교보다 더 많은 혜택과 지원을 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책임은 지겠지만 의도는 없었음을 내비쳤다.
이번 사과는 광주시의회가 광주시교육청의 올해 1회 추경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시의회 교육사회위는 지난 22일 1429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의하다 공립고 시설개선비가 광주고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선기 의원은 “금이 가거나 비가 새는 등 시(C)등급 건물 43곳 중 7곳에만 보수비를 주면서 교육감의 모교에는 예산을 무더기로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문제가 불거진 부분은 공립고 12곳의 시설개선비 45억7000만원 중 37.6%인 17억2000만원이 광주고에 지원된 대목이었다. 시의회 교육사회위는 이 예산안을 예결위에 넘기기 전에 광주고 시설비 7건 중 기숙사 개축, 주차장 설치 등 3건 3억4000만원을 깎았다. 교육감의 사과까지 부른 이 예산안은 27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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