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걸 부인 신창 맹씨 등 4구
한글편지 2점·유물도 나와
한글편지 2점·유물도 나와
대전에서 500년전 미라 4구와 한글편지 2점이 발굴됐다.
대전 선사박물관은 지난 2일 대전 유성구 금고동 마을회관 뒤쪽 야산의 안정 나씨 선산에서 분묘 14기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미라 4구가 발굴돼 수습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발굴된 미라는 1490년께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나신걸의 부인인 신창 맹씨와 조카 며느리인 용인 이씨, 아직 신원이 명확지 않은 부부 등 남자 1구와 여자 3구 등이다.
관에서는 한글편지 2점을 비롯해 무늬가 있는 고급 비단 옷가지들과, 백자 명기 등 유물 140여점이 함께 발견됐다. 신창 맹씨의 관에서는 손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냇저고리도 나왔다.
미라들은 조선 중기 전통 상례에 따라 염습을 거쳐 수의와 겉옷 등으로 쌓인 상태로 입관돼 있었다. 관은 다시 곽에 들어있는 이중 구조로 매장돼 있고, 곽의 겉은 두터운 회로 덮여 있어 상태가 온전한 편이라고 발굴 관계자는 전했다.
선사박물관은 족보와 문중 기록 등을 대조해 미라의 신원 확인 및 발굴 유물에 대한 고증 연구를 하는 한편, 안정 나씨 종중과 협의해 한글편지 및 출토된 복식 유물을 기증(기탁)받아 전문기관의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조선중기 사대부의 생활사 연구, 전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류용환 선사박물관장은 “안정 나씨 집안은 나신걸의 동생인 나문걸이 1513년 과거에 급제하는 등 대전지역의 선비가문”이라며 “한글이 쓰여진 종이는 눌어 붙어있어 보전처리를 거쳐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조선 중기 한글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전에서는 2004년 5월20일 중구 목달동 송절마을 뒤 여산 송씨 선산에서 조선 세종때 통훈대부(종3품)을 지낸 송희종(1420년 사망 추정)과 부인 순흥 안씨(1430년 사망 추정)가 미라로 발견돼 현재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 안치돼 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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