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운행 감축
열차편 감축·주요부품 교체안
안전대책 미흡…실효성 의문
“적자노선 구조조정 의도” 비판
안전대책 미흡…실효성 의문
“적자노선 구조조정 의도” 비판
코레일 안전대책 뜯어보니
코레일이 12일 밝힌 고속열차(KTX) 대책은 잇따른 사고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케이티엑스의 안전성을 높여 국민 불안감을 줄여보려는 ‘고육지책’이다. 열차 운행 편수까지 줄이며 전면 안전점검에 나선 것은 한국철도 100여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로 꼽힌다.
코레일의 안전 대책은 2004년 경부고속철 1단계 개통 당시 투입된 프랑스 알스톰사의 케이티엑스가 노후돼 부품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과, 고속철 2단계가 개통되면서 지난해 3월 투입된 국산 ‘케이티엑스-산천’ 열차 차체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알스톰사가 제작한 케이티엑스 46편성의 주요 부품 11종을 애초보다 1년3개월 앞당겨 교체하기로 했다. 교체 대상 주요 부품은 견인전동기, 동력접촉기, 차축베어링, 전기 효율을 높이는 피에프시(PFC) 차단스위치 등으로 모두 처음 교체하는 것이다. 이들 열차는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으며, 2004년 4월 운행을 시작해 7년여 동안 차량 평균 주행거리가 310만㎞에 달한다. 코레일은 지난 8일 부산발 서울행 케이티엑스에서 엔진 동력 전달용 베어링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났을 때도 ‘점검에서 문제가 없는 부품은 권장 교체시기가 지났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내부 규정을 들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기술 보완을 요구한 케이티엑스-산천의 고장 부품은 공기배관, 팬터그래프, 고압회로, 모터블록, 공기조화장치, 중련통신장치, 신호장치 등 7개다. 공기배관은 제동장치의 유압을 조절하는 데 연결이 빠진 적이 있다. 팬터그래프는 열차 지붕에 설치돼 전기를 열차에 공급하는 장치인데, 10량짜리를 연결해 운행할 때 앞쪽 열차의 팬터그래프가 전선에 접촉해 전기를 공급받으면서 발생한 파동 때문에 뒤쪽 열차 팬터그래프의 접촉 불량이 발생했다.
특히 중련통신장치는 기장이 열차를 운전할 때 뒤쪽 열차도 무인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여서, 고장이 나면 안전 운행이 불가능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운행한 이후 발생한 41건의 사고가 모두 주요 장치의 고장에 따른 것이었다”며 제작사의 기술 하자를 고장의 원인으로 시인했다.
안전 대책이 미흡하고, 점검을 빌미로 적자 노선을 구조조정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고속철 노후화에 대비해 정비창까지 따로 만든 코레일이, 이번에 고속철을 점검하고 유지·보수할 인력 운용 대책은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호남선 노선은 경부선에 견줘 승객이 적어 20량 중련 열차를 10량 편성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코레일 한 직원은 “호남고속철 개통 때도 고속철 2단계 개통 당시처럼 일반철도와 1단계 고속철 인력에서 유지·보수 인력을 차출하는 땜질식 인사가 계속되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