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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제주 농민, 봄작물값 줄줄이 폭락 ‘애간장’

등록 2011-05-16 21:27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농민 김항수씨가 수확철이 지났는데도 값 폭락으로 수확하지 않아 속이 터지거나 꽃대가 올라온 봄배추들을 둘러보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농민 김항수씨가 수확철이 지났는데도 값 폭락으로 수확하지 않아 속이 터지거나 꽃대가 올라온 봄배추들을 둘러보고 있다.
“판로 없어 수확 못하고…보상 나올까 갈아엎지도 못하고”
작년 1000원 받던 봄배추, 올해는 300원에도 안 팔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김항수(34)씨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8년 전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김씨가 재배하는 농작물은 봄무(4만6000㎡), 봄배추(2만6000㎡), 브로콜리(1만6000㎡), 감자(1만3000㎡) 등이다.

16일 유명 관광지인 대정읍 송악산 들머리에 자리한 김씨의 봄배추밭은 수확시기를 지났는데도 그대로 있었다. 일부 배추는 속이 터지거나 꽃대가 올라왔다. 보통 4월 말에서 5월 초면 수확을 끝내야 하지만 판로가 없어 그대로 놔둔 것이다.

김씨는 “그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부침도 많았으나 올해처럼 힘들다고 느낄 때는 없었다”며 한숨부터 쉬었다. “이미 물건(배추)이 못쓰게 됐어요. 팔려고 내놔도 사갈 산지유통인들도 없고, 혹시나 정부의 산지폐기방침이 나오면 작업비라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그냥 놔뒀습니다.”

배추값이 지난해 이맘때는 3㎏짜리 1포기에 1000원 이상이었으나 올해는 300~400원에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김씨는 말했다. 그는 “생산비 등을 감안하면 1포기에 500~600원은 돼야 하는데 올해처럼 손해를 보면 3년 정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재배한 봄배추는 6만5000포기로 1㎏에 500원씩만 계산하더라도 3200여만원 이상 적자인 셈”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봄배추만이 아니라 봄양배추, 브로콜리 등 봄작물 값이 대부분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지난달 하순에는 조생종 양파값이 특품 기준 1㎏에 46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0원에 견줘 절반 이하로 떨어지자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가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아무개(48·대정읍)씨는 “브로콜리는 1상자(8㎏)에 지난해 3만~4만7000원에 나갔으나 올해는 7000~1만5000원 선으로 떨어졌다”며 “상자값과 종자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는 농지임대료도 많이 올랐다. 연간 3.3㎡를 700~800원에 임대했으나 올해는 다른 지방 상인들이 직접 농지를 임대하고 인부들을 데려와 작업하는 바람에 갑절 정도 뛰었다고 농민들은 말했다. 한 농민은 대정지역 농지의 10~20%는 다른 지방 상인들이 임대해 직접 재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태환 대정농민회장은 “요즘 같은 봄철 농작물 시세를 생각하면 농사를 짓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며 “산지폐기를 통해 다음 작물이라도 빨리 재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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