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광주·전주 등서 행사
“아, 참 좋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등산에 오른 뒤 남긴 소감이다. 2007년 5·18기념식에 참석했던 그는 다음날 무등산 증심사~중머리재~장불재 4㎞ 구간을 걸었다. 장불재 바위 위에선 ‘시민 민주주의의 전망’을 두고 40여분 동안 열정적인 즉석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19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총리, 법선 문빈정사 주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200여명이 광주시 동구 운림동 문빈정사 앞에서 그가 올랐던 구간을 ‘무등산 노무현길’로 이름붙이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 길은 평소 무등산을 오르는 탐방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등산로다. 문재인 이사장은 “임기 말 심정이 괴로웠던 노 전 대통령이 무등산에 올라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며 “이 길을 걷는 이들이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한 정치인의 숨결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은 광주와 전주에서는 추모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는 18~23일 문빈정사에서 60여점의 사진을 전시하고, 21일 오후 6시 문빈정사에서 추모음악회를 마련한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공원 조성을 추진하는 기념공원위원회는 20~22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3가 금남공원에 노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한다.
전주시민추모위원회는 22일 전북 전주시 고사동 오거리광장에서 추모제를 연다. 추모제에선 4대 종교의 제례를 비롯해 살풀이·국악과 록 공연 등이 이어진다. 익산시에서는 21~22일 추모석 제막식과 노무현 사진전, 군산시에서는 23일 수송공원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고창에서는 21~23일 시화전과 문화제가 펼쳐진다.
안관옥 박임근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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