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언론 플레이” 비판 봇물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항의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던 광주시의원들이 뚜렷한 명분도 없이 이틀 만에 단식을 풀고 국외연수에 나서 눈총을 사고 있다.
광주시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8명은 지난 16일 낮 12시부터 광주시의회 1층 로비에서 정부의 과학비즈니스 입지 선정에 항의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초강수를 선택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시의원들은 이틀 만인 18일 오전 9시 갑자기 단식을 풀어 주변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단식 해제는 20~27일 7박8일 동안 치러질 시의회 문화수도특위와 환경복지위 소속 의원 9명의 유럽 국외연수가 임박한 시점에 이뤄져 입길에 올랐다.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면서도 의원들이 유럽행 항공권을 취소하지 않고, 장소도 청와대·국회·교육과학기술부 앞이 아니라 시의회 로비를 선택한 것 등이 도마에 올랐다.
시의회 안팍에서는 과학벨트 유치운동에 별다른 구실을 하지 못했던 시의회가 반대 여론에 편승해 덜컥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택했다가 슬그머니 발을 빼는 한판 정치쇼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오미덕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과학벨트 선정과 5·18 기념 행사 등 지역현안이 많은데도 하필 이 시기에 시의원들이 스위스 융프라우 전망대와 독일 하이델베르크 고성을 찾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시의회 쪽은 “농성장을 찾은 국회의원과 광주시장이 정부에 뜻이 전달됐으니 힘을 아껴 대응하자고 권고했다”며 “국외연수는 이미 3월부터 추진한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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