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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광주교육감 비리척결 의지 ‘시험대’

등록 2011-05-25 09:29

‘해임·파면 거론’ 금품수수 교장 등 솜방망이 징계 그쳐
“제식구 감싸기” 비판에 교육감 “교과부 특별심사 청구”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비리척결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초 비리가 적발되면 즉시 공직에서 퇴출하겠다고 공언한 뒤 교장 30여명의 비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리 교장들은 처음엔 부인하고 막판엔 인맥을 동원해 징계의 칼끝을 무디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오후 1시반 광주시교육청에서는 금품 50만~600만원을 받은 초등교장 3명의 징계위가 열렸다. 이날 오전 광주경찰청이 교장 22명의 수의계약 비리를 발표한 직후여서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징계 의결은 비리 정도가 가벼운 쪽부터 시작해 김아무개 지산초등 교장, 정아무개 일곡초등 교장, 강아무개 효덕초등 교장 차례로 이어졌다.

징계위는 이날 죄질이 가장 나쁜 강 효덕초등 교장한테 정직 3개월을 의결했다. 그는 교직원들한테 334만원어치의 선물과 금품을 받아 해임이나 파면이 거론된 인물이었다. 그는 학교 수영부 명단에 유령 선수 8명을 끼워넣어 보조금을 부풀려 타냈다. 교장실엔 별실과 침대를 두고, 출근을 오전 9시반~10시반에 하는 등 안하무인으로 굴었다. 감사 때는 “처단하겠다”, “의리가 없다”고 교사들을 을러 감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징계위는 이날 이례적으로 변호사를 동행해 출석한 그에게 “비리를 시인했다”, “퇴직이 석달 남았다”는 등 온정을 보이더니 슬그머니 징계 수준을 낮췄다.

이미 금품수수 액수가 가장 적은 김 지산초등 교장은 감봉 1개월을 결정하고, 해임이 확실시되던 정 일곡초등 교장의 징계는 1주일 연기한 상황이었다.

앞서 징계위는 지난해 12월 일벌백계의 본보기로 삼겠다며 학부모 4명한테 선물세트 4종 20만원어치를 받은 ㄱ초등 서아무개 교사에게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런 형평에 어긋난 솜방망이 징계가 의결되자 광주시교육청의 비리척결 의지가 퇴색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재남 전교조 광주지부 사무처장은 “장 교육감과 시교육청은 약속대로 비리 교장들을 파면·해임해 공직에서 즉각 퇴출하라”며 “속속 비리가 드러나는데도 제 식구를 감싼다면 시민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징계위원은 “비리척결 의지를 보여주려면 배제징계를 했어야 맞다”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여태껏 부인했던 태도를 시인으로 갑자기 바꾸고, 퇴직이 석달 남았다며 동정론을 유발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 교육감은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온정주의적 결정이 내려져 아쉽다”며 “징계 수준을 높이도록 교과부 특별징계위에 심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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