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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르 클레지오 제주 예찬 “자연·역사 간직한 세계의 섬”

등록 2011-06-08 21:02수정 2011-06-08 21:06

‘명예도민’ 기념 4번째 방문…“4·3과 무속신앙 감동적”
“새가 날아가다가 아름다운 곳을 찾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 매일 오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제주를 찾았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프랑스 출신의 르 클레지오(사진)는 8일 자신의 제주 방문을 새의 비행에 비유했다. 아름다운 곳을 방문하게 되면 또다시 마음이 끌려 찾게 되듯이 제주는 그러한 땅이라고 말했다. 그의 제주도 방문은 이번이 네번째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초청으로 제주를 방문한 그는 이날 우근민 제주지사로부터 제주도의 문화를 유럽에 널리 알린 공로로 명예제주도민증을 받았다.

그가 제주도의 매력에 빠진 것은 수년 전 강중훈 당시 제주문인협회 회장을 알면서다. 강 회장을 통해 제주의 비극적 역사인 4·3을 알게 됐고, 제주 최고의 절경 가운데 하나인 성산일출봉을 만났다.

“모리셔스섬은 제주도와 많이 비슷합니다. 처음 제주 땅을 밟았을 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이 모리셔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더욱이 제주의 자연을 보호하려는 도민들의 마음이 더욱 다가왔어요.”

그에게 제주섬은 “슬픔과 기쁨이 뒤섞여 있는 땅”이며 “확신의 땅이라기보다는 감성의 땅”이었다. “제주도는 세계에 얼마 남지 않은 자연을 갖고 있는 섬”이라며 제주예찬론을 폈다.

그는 네차례의 제주 방문에서 한라산과 오름의 위대함을, 마라도의 거친 풍경을, 눈밭 속의 아기 노루에서 제주만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봤다.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제주도 내 마을의 들머리에 세우는 방사탑과 제주도의 무속신앙 속에서 제주의 정체성을 느꼈다.

지금도 주민들이 찾는 당과 관련해 “제주의 무속신앙은 민중들이 믿지만 문화와 음악, 문학, 춤에 배어 있으며, 모든 시대와 역사를 연결하는 길잡이”라며 격찬했다.

그는 1948년 학살 사건이 일어난 성산일출봉에 올라 노예들의 봉기가 일어난 모리셔스섬의 모른 바위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제 잔인했던 과거의 기억은 지워지고 있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 피를 마신 모래 위에서 뛰놀고 있다”고 말한 그는 “감동적이면서도 끔찍한 4·3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동시에 섬에 스며든 생존의 열망으로 채워져야 한다”고도 했다.

“제주에서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지 언제나 바다로 향해 있습니다. 생계를 제공하는 행운은 바다에서도 오지만, 침략의 위협과 파괴자 태풍도 또한 바다에서 옵니다. 이러한 운명을 꿰뚫고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해야 합니다. 성산일출봉에서 보는 떠오르는 해와 같이 제주도의 희망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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