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2단계 경주~부산 구간에 설치된 선로전환기. 지난해 11월 개통 이후 400여차례 정상 작동하지 않는 장애가 발생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철도기술연구원, 제작사 등이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경부선 2단계 정밀조사…전면재시공 가능성도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경주~부산)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서 수백차례 장애가 발생해 정밀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코레일이 이 선로전환기를 사용하는데 반대했던 사실이 드러나 기종 선정의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코레일은 지난 2005~2006년 경부고속철 2단계 시설·신호 설계당시, 공사를 맡은 한국철도시설공단(KR, 이하 철도공단)에 선로전환기종을 1단계에 설치된 ‘엠제이(MJ)-81’로 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철도공단 쪽이 의견을 묵살하고 ‘하이드로스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의 한 기술 관계자는 철도공단이 콘크리트 궤도에 적합한 분기기·선로전환기를 선정한다며, 비더블유지(BWG)분기기에 하이드로스타를 정했으나, 하이드로스타는 시속 300㎞ 이상 고속철 구간에서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기종이어서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철도기술연구원 전문가와 코레일 기술진은 대안으로 프랑스가 고속철 콘크리트 궤도 구간에 설치한 ‘엠제이(MJ)-81’이 시속 320㎞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점을 확인하고, 호환성 및 안정성이 검증된 이 기종을 선정할 것을 제안했으나 철도공단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엠제이(MJ)-81’은 경부고속철 1단계 구간에 설치됐으며, 이를 납품한 삼성에스디에스가 2008년께 국산화에 성공한 선로전환기종이다.
또 코레일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11월1일 2단계 개통이후 지난달에만 선로전환기 고장이 100차례 잇따르는 등 모두 406회나 장애가 발생했으며 선로전환기 76대 모두 △신호 불일치 △세정장치 이상 △밀착검지기 장애 △호스유압 이상 등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지난 4일부터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에 대해 플랫폼쪽 철로로 열차가 통과하도록 임시 조처해 안전운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은 ‘엠제이(MJ)-81’전환기는 자갈 궤도용인 ‘코지페(COGIFER) 분기기’와 짝을 이루는 기종일뿐, 콘크리트 궤도에는 ‘비더블유지(BWG) 분기기+하이드로스타 혹은 에스(S)700케이(K) 전환기’조합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또 철도공단은 분기기(길이 240m)는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는데, 코레일이 2단계 개통 초기에 사용하면 안되는 윤활제 등을 분기기에 칠하거나 분사해 선로전환기 작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유지보수 문제점을 지적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철도기술연구원과 철도공단, 전환기 제작사 및 설치업체 등이 울산역과 신경주역에서 15일까지 정밀점검 중이며, 이와 별도로 다음달 말까지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며 “장애 원인이 분명치 않으면 철도공단에 전량 재시공하거나 기종 교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또 철도공단은 분기기(길이 240m)는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는데, 코레일이 2단계 개통 초기에 사용하면 안되는 윤활제 등을 분기기에 칠하거나 분사해 선로전환기 작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유지보수 문제점을 지적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철도기술연구원과 철도공단, 전환기 제작사 및 설치업체 등이 울산역과 신경주역에서 15일까지 정밀점검 중이며, 이와 별도로 다음달 말까지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며 “장애 원인이 분명치 않으면 철도공단에 전량 재시공하거나 기종 교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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