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연합 조사…능선 관통도로만 70곳
수달 삵 등 멸종위기종 살기 어려워져 호남내륙에 뻗어있는 생태축인 호남정맥이 교통·산업·관광을 위한 막개발이 거듭되면서 복원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파헤쳐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7일 “광주, 전남·북 15 시·군에 걸친 호남정맥 462㎞ 구간의 환경실태를 조사한 결과 능선을 관통하는 포장도로만 70곳에 이르러 평균 6.6㎞마다 생태계를 단절시키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주변 야생동물의 서식지 반경이 6.6㎞ 안으로 제한돼 멸종위기종인 수달 삵 담비 따위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음을 뜻한다. 이 조사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6월30일까지 7개월 동안 탐사단 48명이 호남정맥의 현장을 일일이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기존 도로 옆에 직선화한 2~4차로 도로를 중복 개설하는 △익산~포항 고속국도 △장수관광순환도로 △장수군 장수읍~진안군 백운면 서구리재 △담양군 무정면~곡성군 옥과면 과치재 △화순군 이양면~보성군 노동면 예재 △순천시 월등면~서면 송치 등지는 산림 훼손과 경관 파괴의 정도가 심각했다. 순천과 광양 등지 10여곳에 이르는 광산도 개발 이후 복구나 복원 없이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순천시 서면 청소리 채석광산은 3년 전 사업주의 부도로 폐광된 뒤 방치돼 특수폐기물 수백t 쌓여 있다. 장수의 송천광산, 진안의 신보광산, 담양의 담양석재 등도 훼손 뒤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 장수군 장안산 덕산계곡은 섬진강 최상류로 맑은 물에 수달이 살았지만 용림제 건설이 진행되면서 먼지와 탁류로 심한 오염에 직면했다.
또 순천시 월등면 송치, 화순군 한천면 돗재, 곡성군 옥과면 과치재 등지의 초소·진지·참호 따위 군사시설도 전혀 관리되지 않은 채 수년씩 방치돼고 있다. 이렇게 난립한 군사시설 가운데 주둔 필요성이 줄어든 광주 무등산, 보성 존제산, 완주 갈미봉 등지 공군기지와 탄약시설은 주민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밖에 순창의 강천산 주제공원 조성과 광양의 백운산 등산로 확대도 관광을 위해 산림과 경관을 훼손하는 사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은실 광주·전남녹색연합 자연생태부장은 “그물처럼 얽힌 도로와 무분별한 관광 시설이 호남정맥을 멍들게 하는 주범들”이라며 “정부와 자치단체가 막개발의 부작용을 깨닫고 장기적인 보존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이를 위해 △도로·임도 추가건설 중단 △환경훼손지역 생태계 복원 △종합적인 정밀실태조사 △호남정맥관리법 제정 △군사시설 철수와 축소 △지속가능한 산림환경대책 등을 촉구했다. 호남정맥은=한반도의 등뼈를 형성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호남 내륙인 전북 장수군 영취산에서 전남 광양시 백운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만덕산 내장산 무등산 제암산 존제산 등을 아우른다. 금강 섬진강 금강 영산강 탐진강 등 호남 주요 하천의 유역을 나누며 81 읍·면 209 마을을 품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수달 삵 등 멸종위기종 살기 어려워져 호남내륙에 뻗어있는 생태축인 호남정맥이 교통·산업·관광을 위한 막개발이 거듭되면서 복원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파헤쳐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7일 “광주, 전남·북 15 시·군에 걸친 호남정맥 462㎞ 구간의 환경실태를 조사한 결과 능선을 관통하는 포장도로만 70곳에 이르러 평균 6.6㎞마다 생태계를 단절시키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주변 야생동물의 서식지 반경이 6.6㎞ 안으로 제한돼 멸종위기종인 수달 삵 담비 따위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음을 뜻한다. 이 조사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6월30일까지 7개월 동안 탐사단 48명이 호남정맥의 현장을 일일이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기존 도로 옆에 직선화한 2~4차로 도로를 중복 개설하는 △익산~포항 고속국도 △장수관광순환도로 △장수군 장수읍~진안군 백운면 서구리재 △담양군 무정면~곡성군 옥과면 과치재 △화순군 이양면~보성군 노동면 예재 △순천시 월등면~서면 송치 등지는 산림 훼손과 경관 파괴의 정도가 심각했다. 순천과 광양 등지 10여곳에 이르는 광산도 개발 이후 복구나 복원 없이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순천시 서면 청소리 채석광산은 3년 전 사업주의 부도로 폐광된 뒤 방치돼 특수폐기물 수백t 쌓여 있다. 장수의 송천광산, 진안의 신보광산, 담양의 담양석재 등도 훼손 뒤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 장수군 장안산 덕산계곡은 섬진강 최상류로 맑은 물에 수달이 살았지만 용림제 건설이 진행되면서 먼지와 탁류로 심한 오염에 직면했다.
또 순천시 월등면 송치, 화순군 한천면 돗재, 곡성군 옥과면 과치재 등지의 초소·진지·참호 따위 군사시설도 전혀 관리되지 않은 채 수년씩 방치돼고 있다. 이렇게 난립한 군사시설 가운데 주둔 필요성이 줄어든 광주 무등산, 보성 존제산, 완주 갈미봉 등지 공군기지와 탄약시설은 주민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밖에 순창의 강천산 주제공원 조성과 광양의 백운산 등산로 확대도 관광을 위해 산림과 경관을 훼손하는 사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은실 광주·전남녹색연합 자연생태부장은 “그물처럼 얽힌 도로와 무분별한 관광 시설이 호남정맥을 멍들게 하는 주범들”이라며 “정부와 자치단체가 막개발의 부작용을 깨닫고 장기적인 보존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이를 위해 △도로·임도 추가건설 중단 △환경훼손지역 생태계 복원 △종합적인 정밀실태조사 △호남정맥관리법 제정 △군사시설 철수와 축소 △지속가능한 산림환경대책 등을 촉구했다. 호남정맥은=한반도의 등뼈를 형성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호남 내륙인 전북 장수군 영취산에서 전남 광양시 백운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만덕산 내장산 무등산 제암산 존제산 등을 아우른다. 금강 섬진강 금강 영산강 탐진강 등 호남 주요 하천의 유역을 나누며 81 읍·면 209 마을을 품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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