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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같은 곳 집회…광주경찰 ‘고무줄 잣대’

등록 2011-06-20 20:47수정 2011-06-21 10:48

동부경찰서, 지난 18일 금남로 반값 등록금 집회 ‘금지통고’
시경선 민노총 ‘최저임금 집회’ 제지안해…“자기모순” 비판
대학생 단체인 광주·전남대학생연합(광전대련)은 지난 15일 광주동부경찰서에 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18일 금남로 에서 ‘최저임금 보장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차도 집회를 금지한다”고 통고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주요 도로에서 교통 소통을 위해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제8조)는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광주의 주요 도로엔 금남로와 충장로, 광주천변로, 제봉로(좌·우), 중앙로, 독립로 등 7개 도로가 포함된다.

이에 대해 광전대련과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광주전남진보연대 등은 “대한민국의 집회는 ‘신고제’이지 ‘허가제’가 아니다”라며 “광주경찰청이 집회를 막는 것은 초헌법적인 권력남용”이라고 규탄했다. 광전대련은 경찰의 불허 방침이 나온 뒤에도 집회를 강행하기로 해 자칫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광주 금남로에선 집회가 열렸고, 별다른 마찰도 없었다.

이는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가 지난 2일 광주경찰청에 ‘최저임금 현실화 및 경제파탄 규탄’ 금남로 집회를 미리 신고했으나, 경찰의 금지 통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집회 주최 쪽은 참가자 행진이 포함돼 2개 경찰서 이상이 관할이기 때문에 광주경찰청에 신고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집회와 관련해 경찰이 ‘고무줄 잣대’를 들이댄 것은 자기 모순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경찰이 주요 도로 이외의 일반 도로 집회마저도 금지해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지난 14일 광주남부경찰서 정문 앞과 인근 아파트 단지 앞 두 곳의 집회 신고서를 냈으나, 경찰은 “차도는 안된다”고 밝혔다. 광주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차도가 급경사여서 경찰서 앞 인도와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도록 조정했을 뿐, 집회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가 오는 23일 광주시 남구 케이비시 방송국 앞 길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지난 20일 광주경찰청에 집회 신고를 냈지만, 경찰은 “인도에서만 하는 조건으로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전국 16개 지방경찰청 중 차도 집회를 무제한 허용하는 곳은 광주·전남 등 일부 지역 뿐“이라며 “차도 집회로 시민 교통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차도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최근 전국 ‘체감안전도 조사’에서 다른 시도에 견줘 하위권으로 나오자 차도 집회 금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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