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연구소가 지난 19일 ‘역사의 길, 평화의 길’ 첫번째 행사로 마련한 ‘5·10 대동-한라산 자락 백성들’ 행사 참가자들이 제주4·3 당시 지역주민들이 피신했던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제주4·3연구소 제공
‘역사의 길, 평화의 길’ 기획 최상돈씨와 4·3연구소
48년 단독정부 수립 선거 반대
중산간 피신처까지 14㎞ 여정
11월까지 수난·항쟁 주제 행사
48년 단독정부 수립 선거 반대
중산간 피신처까지 14㎞ 여정
11월까지 수난·항쟁 주제 행사
제주4·3은 역사다. 4·3 진상규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제주도를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쉬는 섬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제주4·3연구소가 이달부터 진행하고 있는 ‘역사의 길, 평화의 길-4·3과 길’은 이런 뜻으로 기획됐다. 4·3을 노래하는 제주지역의 민중가수 최상돈씨와 제주4·3연구소가 공동으로 길을 만들었다.
제주지역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제주올레 등 다양한 ‘걷는 길’이 생겨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제주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걷는 ‘역사의 길’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4·3연구소의 이번 기획은 4·3의 수난과 항쟁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비가 뿌리는 가운데 진행된 첫번째 길은 ‘5·10 대동-한라산 자락 백성들’이라고 이름붙였다. 1948년 5월10일 치러진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를 반대해 강제적이거나 자발적으로 피신했던 당시 제주사람들의 행동을 헤아려보자는 의도였다.
제주시 외도동 월대에서 출발해 도평동, 사라마을, 해안동을 거쳐 이생이마을과 웃동산 주둔소터 그리고 5·10선거 피신처였던 곳을 따라 걷는 14㎞에 이르는 여정이었다. 이들 마을 주민들은 당시 5·10선거를 피해 중산간 지역으로 피신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주민은 “4·3 유적지를 가고 싶었으나 방법을 몰랐었다”며 “이번 기행으로 당시 제주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은희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은 “길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이며, 역사를 만나는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며 “제주도민들에게 4·3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11월까지 매달 셋째 주에 이어지는 ‘4·3과 길’은 다음달에는 ‘칠월칠석 섯알오름 길-흰 국화 대신 검은 고무신’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으로 집단학살된 서귀포시 대정읍과 송악산, 섯알오름 학살터 일대에서 진행된다. 9월에는 4·3 당시 경찰의 총상을 입고 평생 무명천으로 턱을 감싼 채 살다 고인이 된 진아영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와 판포리, 금등리 등의 마을 안길을 걸으며 민초의 아픔을 되새긴다.
최상돈씨는 “4·3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게 고민”이라며 “유적지 중심이 아니라 4·3 이야기가 있는 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1948년 5·10선거 당시 제주도 내 중산간 지역으로 피신했던 주민들이 선거가 끝난 뒤 하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내셔널아카이브스 소장
최상돈씨는 “4·3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게 고민”이라며 “유적지 중심이 아니라 4·3 이야기가 있는 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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