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조합원들 비대위 구성
가격인하·시세 반영 등 촉구
가격인하·시세 반영 등 촉구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아파트를 짓는 광주 화정주공 재건축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분양값을 두고 이견이 불거져 조합이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화정주공재건축조합 비대위는 12일 오후 2시 이 아파트단지 궁전목욕탕 앞 팔각정에서 집회를 열고 △조합원 아파트 분양값 69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인하 △재건축 아파트의 권리값에 시세 반영 △명품아파트보다는 보금자리 보장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주로 선수촌 건립 논의 이전부터 10~20년씩 살았던 50~60대 원주민들로 5년 뒤 이뤄질 조합원 아파트 입주 때 1억~2억원에 이르는 분양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서민층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조합원 분양신청 공고가 나오자 권리가액은 4200만원(11평형)~7300만원(19평형)으로 낮고, 분양값은 1억7000만원(25평형)~2억9000만원(40평형)으로 높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어 “집 한채 있는 것마저 재건축으로 날리게 생겼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5일부터 광주시 누리집에 재건축 중단을 촉구하는 글 60여편을 올리고, 9일부터 주월초등학교와 아파트 부근에서 세차례 모임을 열었다. 이어 12일 오후 3시 광주시청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 건립 지원을 위한 협의회를 겨냥해 맞불 집회를 펼치기로 했다.
주민 이아무개(68)씨는 “19평에 사는 형편인데 5년 뒤 가장 작은 평형인 25평에 들어가려면 1억원을 더 내야 한다”며 “전셋집을 전전하다 대출 안고 들어가서 집마저 날리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했다.
주민 박아무개(58)씨는 “현대건설이 독자추진을 하면서 분양값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굳이 명품, 명품 하지 말고 소박한 마감재로 공사비를 아껴 분양값을 낮춰야 정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광주시의회도 결의안을 통해 “광주시가 선수촌 건립 지원 동의안을 제출하면서 ‘3자 컨소시엄 시공’을 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며 “시가 재정보증을 한 사업인 만큼 약속을 지키고 이익을 공유할 방안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반면 재건축 조합 쪽은 “조합원 2640명 중 91.5%인 2400여명이 현대건설의 단독시공에 찬성했다”며 “권리값·분양값 산정은 합리적이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시공사를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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