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영서대 장학금 전달식, 교수·학생 반발에 무위로…
비대위-김씨쪽, 몸싸움 끝 행사취소로 일단락
비대위-김씨쪽, 몸싸움 끝 행사취소로 일단락
사학비리로 쫓겨났던 상지대 옛 재단이사장 김문기씨가 12일 오전 학교 안에서 장학금 전달식을 하려다 학생·교수 등의 강한 반발로 무위에 그쳤다.
12일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 이 학교에 딸린 상지영서대 영서관에서 열리는 장학금 1억원 기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비대위 쪽이 이날 오전 10시께 궐기대회를 열어 “족벌사학비리와 정치자금비리, 저축은행비리에 연루된 김문기씨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결사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는 후문을 걸어 잠그고, 정문에서 들고 나는 차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정문 통과가 어려워지자, 김씨 쪽 관계자 20여명이 오전 10시50분께 후문 쪽으로 몰려들어 진입을 시도했다. 이 학교 진광장 노조위원장은 “김씨 쪽 사람들이 후문에 감아 놓은 쇠사슬을 잘라낸 뒤 힘으로 들어 올려, 철제 후문 한쪽이 아예 뜯겨 나갔다”며 “들어오려는 옛 재단 쪽 사람들과 이를 막으려는 학생·교수 등이 한동안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상지영서대 쪽이 행사 취소를 통보해오면서,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사태는 일단락됐다. 비대위원장인 정대화 교수(정치학)는 “임기가 만료되는 임시이사를 정이사로 교체하는 시점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씨가 학교 경영권 장악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장학금을 내세운 모양”이라며 “상지대와 아무런 관계도 없고, 사학비리의 주범이자, 현재도 비리 연루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씨의 학교 출입은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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