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 장파리 등 늘노천 주변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사흘 동안 내린 523㎜의 집중호우로 잠겨 환경운동가와 농민들이 상수원과 농경지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상습 침수구역인 늘노천 둑 아래 장마루 들판은 27~28일 이틀 동안 물에 완전히 잠겼다가 29일 오전에야 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가 28일 4대강 사업장과 구제역 가축 매몰지는 이상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파주시 파평면 늘노천 주변 들판의 구제역 집단 매몰지 20여곳이 이틀간 물에 잠긴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운동가와 농민들은 상수원과 농경지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9일 오전 흙탕물이 빠져나간 흔적이 뚜렷한 늘노천 주변의 파주시 파평면 금파·장파·늘노리 ‘장마루’들녘의 구제역 매몰지에는 공무원과 군장병들이 동원돼 흙탕물로 오염된 방수포를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물로 씻어내고 있었다.
장마루 들녘에서 만난 금파리 주민 정아무개(41)씨는 “파주시가 절대 침수가 되지 않는다고 큰소리쳤던 이 들판이 27~28일 이틀 동안 물에 잠겼다가 오늘 오전에야 물이 빠졌다”며 “물에 잠긴 매몰지가 20여곳이나 돼 애써 지은 하우스 농작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장마루 들녘 침수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파주지사 관계자는 “하루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배수펌프 처리 용량을 초과한데다, 임진강의 수량이 많아 펌프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구역)과 임진강에 연접한 장마루 들녘은 정부 지원을 받은 600여 농가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온 친환경 청정지역이다.
파주시는 파주 시민 20만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임진강 금파취수장에서 하류로 1㎞가량 떨어져 있는 늘노천 주변의 장마루에 30여개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를 만들어 소·돼지 수만마리를 매몰했다. 금파취수장은 임진강 물을 하루 10만여t을 취수해 문산읍 문산정수장을 거친 뒤, 교하새도시와 금촌 택지지구 등 일부 지역을 뺀 파주시 전역에 공급한다.
비가 그친 29일 오전 군장병들이 집중호우로 이틀 동안 물에 잠겼던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 장파리 등 들판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대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상습 침수구역인 이곳은 구제역 가축 매몰지로 부적절하다고 지적(
▷ “하천 둔치·상습 침수지에까지 마구 파묻어”)했지만, 파주시는 2000년대 초 배수펌프장을 증설한 뒤 한 번도 침수 피해가 없었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해왔다.
이현숙 파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은 “금파취수장은 임진강의 기수역(바닷물과 강물이 섞이는 곳)에 있어 늘노천으로 유입된 침출수나 소독약품 등 각종 오염물질이 밀물에 휩쓸려 임진강 상수원 수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귀남 파주시 상하수도과장은 “임진강은 경사가 심한 하천으로, 늘노천에서 유입된 물이 밀물때 거꾸로 올라가 상수원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경기도는 장마철을 앞두고 지난 5월 10차례에 걸쳐 매몰지 특별 점검을 벌여 1만8502건에 대해 보완조처를 마쳐 이번 집중호우로 19개 시ㆍ군 2266개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이나 훼손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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