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경남 합천군 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추모제 모습. 올해는 오는 5~7일 한국 원폭2세 환우회, 합천 평화의 집 등 국내 원자폭탄 피해자 관련 단체들이 중심이 돼 추모행사를 연다. 합천 평화의 집 제공
5~7일 국내 관련 단체 행사 열어…작년까지 일본단체가 주도
추모제·북 생존자 다룬 다큐 ‘히로시마·평양’ 국내 첫 상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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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터져 한국인 4만여명 등 23만여명이 목숨을 잃은 지 66년 만인 올해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에서 한국인 희생자를 위한 대규모 추모행사가 열린다.
한국 원폭2세 환우회와 합천 평화의 집 등 국내 원폭 피해자 관련 단체들은 오는 5~7일 경남 합천군 원폭피해자복지회관 등에서 유족과 피해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폭 희생자 추모행사 ‘해원을 넘어 평화의 언덕으로’를 연다.
추모제 기간에 포함된 6일은 1945년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날이다. 3일 뒤인 그해 9일에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당시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돼 4만여명이 숨졌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7개 지부는 해마다 8월6일 원폭 희생자 추모제를 열어왔으나, 정작 전체 희생자의 60%가량의 고향인 합천에서는 지난해까지 일본의 종교단체인 ‘태양회’가 추모제를 주도했다. 태양회는 1969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합천에서 추모행사를 열었으며, 1997년에는 원폭 희생자 위령각을 세우는 데에도 앞장섰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6일 오전 10시 위령각에서 열리는 추모제 등 모든 추모행사를 한국 원폭2세 환우회와 합천 평화의 집 등 국내 관련 단체들이 열기로 했다.
6일 오후 2시 원폭피해자복지회관 강당에서는 이토 다카시 감독의 다큐멘터리 <히로시마·평양>이 국내에서 처음 상영된다. 북한에 생존해 있는 380여명의 원폭 피해자들의 힘겨운 삶을 2009년 처음으로 영화화해 외부에 알린 작품이다. 정주하 백제예술대 교수(사진과)와 사진집단 ‘검은 비 하얀 눈’은 복지회관 1층에서 사진전 ‘검은 비 하얀 눈’을 연다. ‘검은 비 하얀 눈’은 원자폭탄이 터진 직후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히로시마와 합천의 원폭 피해자들을 담은 작품 60여점이 전시된다.
석혜진 합천 평화의 집 운영위원장은 “일본에서는 해마다 8월6~9일 대규모 평화행사를 열어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단체만의 실내행사에 그치고 있다”며 “힘없는 식민지 백성으로 살다가 미국과 일본의 전쟁 틈바구니에 끼어 억울하게 희생된 조상의 넋을 달래지 못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합천/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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