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가 15일 오전 서울·경기지역 경찰들이 묵고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ㅇ리조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즉각 철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공권력 투입 임박 제주 강정마을 가보니
“해군기지 평화적 해결을”
야5당·시민단체 등 촉구
“해군기지 평화적 해결을”
야5당·시민단체 등 촉구
제66주년 광복절인 15일 낮 12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의 중심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가로 통하는 길목인 농로 삼거리는 평온했지만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듯했다.
전날인 14일 오후 서울과 경기지역 경찰 600여명과 물대포차 3대, 최루탄 발사기가 장착된 시위진압차량 10대 등이 대거 제주에 배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삼거리로 속속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물론 그동안 중덕해안가에서 천막을 치고 반대운동을 벌여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농로 삼거리로 이동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이들은 삼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통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삼거리는 제주올레 7코스가 지나는 길목이어서 이날도 방학과 연휴를 맞아 올레길 걷기에 나선 대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2시께, 신체 건장한 청년 4~5명이 나타나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막아섰다. 이들은 관광객이라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경찰로 밝혀져 삼거리를 지나지 못한 채 되돌아가야 했다.
강정마을 내 경찰 병력은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입구 쪽과 마을 내 농로 입구, 그리고 강정포구 쪽에 10여명 단위로 무리를 지어 지키고 있었으나 큰 이동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천주교 제주교구도 ‘비상상황’에 들어갔다. 제주교구는 이날부터 2박3일 동안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1시간 단위로 사제들이 번갈아가며 밤샘 미사를 올리기로 했다. 제주교구 사제들이 교대로 릴레이 미사를 지내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수녀와 신자들도 함께 할 예정이다.
다른 지방 경찰이 진압장비와 함께 제주에 배치됐다는 것 자체가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는 긴장감을 주고 있다. 이는 이날 오전 11시40분 다른 지방 경찰이 머물고 있는 안덕면 ㅇ리조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강정마을 주민들의 절박함에서도 묻어났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4·3희생자 유족인 주민 강성보(65·사진)씨는 “4·3 때도 많은 양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했는데 이번에 다시 공권력이 투입되면 주민들의 희생이 우려된다”며 “제발 우리를 평화롭게 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강씨의 부친은 4·3 때인 1948년 영문도 모른 채 5년형을 선고받고 목포형무소에 간 뒤 행방불명됐다. 그의 나이 2살 때였다.
이날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맨위 사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을 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온 육지부의 경찰 병력은 토벌대나 다름없다”며, 이들의 철수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4·3의 아픔이 치유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이번 공권력 투입은 또다시 큰 불상사를 부를 것”이라며 “육지부에서 파견된 경찰력은 즉각 철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 등도 이날 긴박하게 움직였다. 문대림 의장과 오영훈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전 신용선 제주경찰청장을 만나 강정마을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자제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와 함께 문 의장은 ‘강정마을 공권력 투입 임박에 따른 입장’을 발표해 “공권력 투입은 결코 바람직한 갈등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며 공권력 투입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했다.
지역구 출신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과 야 5당도 이날 긴급 성명을 내, 경찰 병력 투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이날 육지부 경찰의 제주 파견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 “해군이 해군기지 부지 내 시설보호를 요청하고, 곧 재개될 해군기지 공사 때 반대단체의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의법처리를 요청함에 따라 불법행위가 일어난다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ANITV1%%]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주민 강성보(65)씨
이날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맨위 사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을 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온 육지부의 경찰 병력은 토벌대나 다름없다”며, 이들의 철수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4·3의 아픔이 치유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이번 공권력 투입은 또다시 큰 불상사를 부를 것”이라며 “육지부에서 파견된 경찰력은 즉각 철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과 경기지역 경찰차 차량.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