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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곡성 탈산제 야적장 화재, 15일만에 불은 껐지만…
주민들 “분진 날려 작물 죽고 식수원도 못써”

등록 2011-08-31 20:37

지난 8일 발생한 전남 곡성군 석곡면 연반리 옛 고속도로 옆 알루미늄 분말 탈산제 화재로 인근 밭의 고추 일부가 말라버렸다.
지난 8일 발생한 전남 곡성군 석곡면 연반리 옛 고속도로 옆 알루미늄 분말 탈산제 화재로 인근 밭의 고추 일부가 말라버렸다.
인근 4개 마을 분진 피해
당국·업체 무성의에 분통
수은 포함 가능성 제기에
뒤늦게 성분분석 의뢰도
“저 분진 가루를 보세요. 밖에서 밭을 매지 못할 정도예요. 나락 위에 묻은 것은 비가 와도 씻기질 않는다니까요.”

31일 낮 12시30분 전남 곡성군 석곡면 연반리 옛 고속도로 옆에 있는 알루미늄 분말 탈산제 화재 처리 현장. 인근 마을 주민 조계남(70·여)씨는 이날 “야적장 옆 밭에서 키우던 깻잎과 고추에 회색 가루가 묻어 말라가는 중”이라며 “분진 가루가 손에 묻어 피부병 약을 바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선 ㅇ사가 화재 폐기물을 굴착기로 퍼내는 과정에서 분진이 흩날리고 있었다.

지난 8일 밤 11시9분 석곡농공단지 입주업체인 ㅇ사가 쌓아둔 탈산제 더미에서 발생한 화재는 22일 오후 6시 발생 보름 만에 진화됐다. 알루미늄 찌꺼기(광재)를 가져와 고열로 분리해 알루미늄과 분말 탈산제를 생산하는 ㅇ사는 포대에 넣은 500여t의 탈산제 가운데 70여t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제강용 탈산제는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소를 제거하는 물질로 완성품이다.

소방당국은 “태풍 무이파로 비가 내릴 때 포대를 옮기면서 빗물이 유입됐고 알루미늄 분말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담양소방서 관계자는 “불이 난 야적장에 쌓여 있는 포대 안 알루미늄 분말은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물이 닿으면 불이 붙을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된다”며 “마른 모래 500여t을 뿌려가며 진화하느라 시일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번 불로 인근 마을 4곳 90여가구 주민들은 회사 쪽과 행정당국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곡성군은 아직까지 주민들의 피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장 류근조(65)씨는 “인근 고추·울금 밭과 논 등에 검은 재가 날아가 떨어지고 일부는 잎이 시들기도 했다”며 “화재 현장에서 2㎞ 정도 떨어진 식수원 부근 나무에 시커먼 재가 붙어 있어 쓰지 않던 우물을 고쳐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8~9명은 기관지가 좋지 않거나 목구멍이 가려운 증상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ㅇ사 쪽은 “진화에 경황이 없어 주민들을 찾아가지 못했지만, 최근 주민들을 만나 보상 대책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알루미늄 분말 탈산제에 유해 중금속 물질인 수은이 포함돼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ㅇ사가 행정당국에 보낸 알루미늄 분말 탈산제 물질 명세표엔 산화알루미늄(69.62%)과 금속알루미늄(3.52%) 등의 물질 외에 수은(0.013%)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ㅇ사 관계자는 “직원이 엉뚱한 명세표를 보내 수은이 포함된 것으로 잘못 알려졌다”며 “2003년 8월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시료 시험 결과에서 수은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곡성군은 지난 22일에야 야적장 인근 농경지의 흙을 채취해 전문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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