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작은 건축물 광주읍성에 ‘새숨’

광주폴리 공모전 수상자인 김세진·정세훈씨가 광주시 동구 중앙로 광주세무서 네거리에 광주읍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높이 3m 공중에 설치한 작품 ‘열린 장벽’.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디자인비엔날레 특별프로젝트
후안 에레로스·조성룡 등 참여
10곳 설치…오늘 ‘폴리’ 준공식

디자인비엔날레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광주 옛 도심 일대를 장식할 작은 건축물(폴리)들이 들어섰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이날 오후 3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참여작가와 시민들이 참석하는 ‘광주폴리’ 준공식을 마련한다. 폴리(folly)란 애초 중세 유럽에서 저택 정원에 짓던 작은 장식용 건물이었지만, 요즘은 도시를 장식하는 소규모 공공 조형물로 의미가 넓어졌다.

재단은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특별프로젝트로 옛 광주읍성 윤곽 2.2㎞를 따라 장동네거리 , 광주세무서, 옛시청네거리, 대성학원 앞 등지 10곳에 폴리를 설치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후안 에레로스(스페인), 도미니크 페로(프랑스), 플로리안 바이겔(독일), 조성룡(한국), 김세진·정세훈(˝) 등이 참여했다.

독일 건축가 플로리안 바이겔이 광주시 동구 제봉로 학원거리에 만든 작품 ‘서원문(광주동문) 제등’

재단은 이날 금남로공원에 설치된 알레한드로 사에라폴로(스페인)의 작품 ‘유동성 조절’에서 준공식을 열고, 다른 작품들을 돌며 설계자의 창작 동기를 듣는 행사를 진행한다. 주목을 받는 사에라폴로는 요코하마의 ‘국제여객터미널’, 런던의 ‘비비시(BBC) 음악극장’, 부산의 ‘고속철도 역사’ 등을 디자인한 현대 건축의 거장이다.

김영준 광주폴리 큐레이터는 “환자한테 침을 놓듯이 쇠퇴해 가는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 기맥을 찾아 장식적인 구조물을 설치했다”며 “장식적인 조형물이자 문화행사의 근거지로서 도시에 활력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동구 충장치안센터 부근 상인들은 피터 아이젠먼의 작품 ‘99칸’ 때문에 상가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며 건축을 반대하는 등 일부 민원도 발생한 상황이다.

안관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