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건설 논란 전개과정
주민들의 눈물과 분노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어디 있어요? 억울하고 어이없어 눈물만 나옵니다. 젊은 시아주버니가 죽고, 시어머니가 폭도라며 취조당해 죽은 4·3 사태 때하고 똑같아요. 똑같아!” 평생 강정마을에 살면서 고향을 떠난 적이 없다는 70대 할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말했다.
경찰이 5년째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여온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공권력을 투입한 2일 강정마을 주민들은 정부에 절망과 좌절, 분노를 드러냈다. 경찰력 투입 소식에 반대농성을 하는 중덕해안 삼거리에 나온 이들은 50대 이후 나이든 주민들이었다. 밭일을 하러 갈 참이었던지 대부분 제주지역 전통 노동복인 ‘갈옷’을 입고 있었다. 60대 후반의 주민 윤아무개(여)씨는 “농사 지으러 가야 하는데 정부가 뭣 하는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즘 강정마을은 마늘과 백합을 파종하는 시기다. 날마다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며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촉구해온 천주교 전주교구 손영홍 신부는 해군이 동원한 굴착기에 올라가 울타리 설치 공사를 막으려다, 경찰에 끌려 내려와 연행됐다.
강정마을에서 포구로 이어지는 길과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이날 새벽부터 차단돼, 농성 현장은 고립무원의 섬처럼 바뀌었다. 중덕 삼거리를 지키던 경찰들을 향해 주민 이아무개(67·여)씨는 “우리가 기물을 부순 적이 있냐. 공권력으로 주민들을 이렇게 짓밟는 것이 민주주의냐”고 따지듯 말했다.
경찰 투입에 항의해 이날 새벽 높이 5~6m의 망루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던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대책위원장은 13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께 경찰이 철수하자 내려왔다. 그는 “구럼비 바위와 강정 바다를 되찾기 위한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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