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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몰이’ 전격 진압…평화해결 노력에 ‘찬물’

등록 2011-09-02 21:21수정 2011-09-02 22:22

망루 둘러싼 경찰 제주해군기지 반대농성을 벌이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경찰력이 들어온 2일 새벽 강정마을 중덕 삼거리에서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대책위원장이 올라간 망루를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서귀포/고승민(경일대 사진학과)씨 제공
망루 둘러싼 경찰 제주해군기지 반대농성을 벌이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경찰력이 들어온 2일 새벽 강정마을 중덕 삼거리에서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대책위원장이 올라간 망루를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서귀포/고승민(경일대 사진학과)씨 제공
경찰 투입 왜 서둘렀나?
3일 예정 문화행사 하루 앞두고 강공책
해군기지 반대 전국확산 사전차단 겨냥
정부가 2일 제주해군기지 반대농성을 벌이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경찰력을 전격적으로 투입한 것은 3일로 예정된 평화문화행사를 계기로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미리 꺾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6일 국회의 현장 방문을 앞두고 정치쟁점화를 저지하고, 최근 시동을 건 ‘공안몰이’를 가속화하겠다는 위력 행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3일 ‘평화의 비행기’와 ‘평화버스’의 강정마을 방문으로 상징되는 평화문화행사를 앞두고 경찰이 주로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집중 연행한 점에선 주민들과 시민·종교단체 등 이른바 ‘외부 단체’를 분리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1~2일 경찰이 체포·연행한 38명 가운데 34명이 시민단체 활동가이거나 대학생들이었다.

서귀포경찰서는 1일 “평화문화행사는 막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대책위원장은 “평화행사를 허용한다고 해놓고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주민들을 몰아낸 것은 경찰의 기만술”이라며 “평화행사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현장 상황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현장 상황

국회 예결위원회 해군기지 소위도 오는 6일 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방문하기로 돼 있다. “3일 평화문화행사를 고비로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더욱 거세지며 정치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해군이 함부로 공사를 추진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공권력을 투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오전 공권력 투입에 항의해 현지 농성 대열에 합류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경찰이 전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국회 활동에 대한 방해행위이고, 야 5당의 정치행위에 대한 정치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강정마을에 경찰 병력을 전격 투입한 배경엔 최근 정부의 ‘공안 드라이브’가 깔려 있다. 검찰 등 공안 당국은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어 강정마을 주민들의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대표적인 ‘불법 집단행동’ 사례로 지목했고, 경찰청은 수도권 시위진압 경찰을 제주에 증파하며 공권력 투입을 준비해왔다. 보수 성향 일부 언론들도 ‘불법 엄단’을 부각하며 이런 기조를 부채질했다.

제주지역 경찰관들 가운데도 “강정마을 주민들이 비폭력 평화적인 방법으로 반대운동을 벌여왔다”는 데 동의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검찰 등 공안 당국이 공안대책협의회를 계기로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공안 사건’처럼 변질시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안전기원제를 열고 해군기지 건설 공사에 나선 해군은 주민들의 항의와 제주도의회의 중단 요청 등을 외면한 채 6월 하순까지 방파제 축조용 테트라포드(사발이) 제작 등 공사를 진행했다.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반대농성이 실질적으로 공사에 차질을 일으킬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도, 경찰의 공권력 투입이 ‘공안몰이 포석’의 하나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주민 홍동표(55)씨는 “주민투표로 주민 의사를 확인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그렇게 주문했는데도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공안 드라이브의 위력을 드러내려는 처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구범 전 제주지사는 “정부가 주민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마을 사람들을 ‘종북세력’이라고 빨간색을 덧씌우는 행위에 분노하고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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