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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제출 문서엔 ‘기지’
제주도 공개 문서엔 ‘미항’

등록 2011-09-06 21:37수정 2011-09-06 23:25

제주해군기지 이중 협약서
“도민반발 무마 목적” 비판
우근민 지사 “소용돌이 일듯”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서의 이중 작성은 국방부와 국토해양부, 제주도가 해군기지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약화시키려고 공모한 행위라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2009년 4월27일 체결한 기본협약서의 해석에 따라 해군기지 또는 관광미항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데도, 제목이 다른 협약서에 당시 장관과 도지사가 서명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국방부는 협약서 체결 때 2008년 9월 총리실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결정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용어 대신 ‘제주해군기지’를 제목과 전문에 집어넣는 집요함을 보였다.

반면 제주도는 국방부의 주장에 끌려다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시 김태환 제주지사는 국방부의 요구대로 ‘제주해군기지’라고 표시한 협약서에 서명하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서명된 협약서를 공개했다.

국방부는 2007년 12월 ‘민·군복합형 기항지 건설’이라는 국회의 부대의견이나 국가정책조정회의 결과를 무시한 채 ‘해군기지’를 관철시켰고, 제주도는 제주사회의 여론을 호도한 셈이 됐다.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6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해군기지 조사소위원회 현지조사 회의에서 “상식적으로 기본협약서는 1부만 있어야 맞는데 처음부터 출발이 잘못됐다”며 “국방부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나중에 핑계를 대려고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정마을회 쪽은 “국방부와 제주도가 제주도민들의 반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이처럼 제목이 다른 협약서에 서명을 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국회는 2007년 12월28일 해군기지 관련 2008년도 예산을 심의·의결하면서 “제주 해군기지 사업예산은 민·군복합형 기항지로 활용하기 위한 크루즈 선박 공동활용 예비타당성 조사 및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와의 협의를 거쳐 집행한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부대의견을 근거로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국방부의 기본협약서는 해군기지 건설에 무게를 싣고 있는 만큼, ‘민·군복합형 기항지 건설’이라는 전제조건 아래 사업 예산을 승인한 국회의 권고를 처음부터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업 중단과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이날 “최근에야 협약서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협약서에 대해 서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제주사회에 소용돌이가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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