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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에 쇠창살 체험…‘황당 경찰’

등록 2011-09-21 20:54수정 2011-09-21 22:28

지난 16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아산경찰서 유치장에 직접 들어가 경찰관한테서 설명을 듣고 있다.   충남 아산경찰서 제공
지난 16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아산경찰서 유치장에 직접 들어가 경찰관한테서 설명을 듣고 있다. 충남 아산경찰서 제공
일부 경찰서 ‘유치장 견학’
12차례 760명 다녀간 곳도
“뭘 배우라는 건지…” 비판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굳이 쇠창살 있는 곳에서 죄짓지 말라고 가르쳐야 하나요?”

일부 경찰서가 견학을 온 어린이들을 유치장에 직접 데리고 들어가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서장 등 간부들이 유치인 인권보호를 위해 유치장을 체험하는 적은 있었지만,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이런 체험을 하도록 한 것은 이례적이다.

21일 경찰과 어린이집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충남 아산경찰서는 지난 16일 관내 ㅅ어린이집 원생 30여명의 경찰서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4~7살 어린이들이 직접 유치장에 들어가보고 설명을 듣도록 했다. 아산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8월 말 인근 천안동남경찰서와 유치장이 통폐합되면서 아산서 유치장이 비어 있게 됐다”며 “이를 활용할 방안을 찾다가 견학 온 어린이들에게 유치장을 체험하도록 하는 범죄예방교실을 이번에 처음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도 지난 7월20일 오산시 ㅇ유치원 어린이 140여명을 상대로 유치장 체험행사를 했다. 이 경찰서는 ‘햇빛 드는 유치장’과 분홍색 철문·꽃그림 등으로 장식해 유치장 관리 우수 경찰서로 뽑히자, 이런 대민홍보 방침을 세웠다. 주민들은 물론 유치원생,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유치장 체험을 하도록 해 범죄예방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경찰서 쪽은 설명했다. 화성동부서에서는 12차례에 걸쳐 760여명이 유치장 체험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중부경찰서도 지난 4월까지 유치원생들을 상대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직장인 허아무개(49)씨는 “좋은 곳을 보여주기에도 모자란 형편에 아이들을 유치장에 들여보내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아이들이 경찰서에 구금당한다는 것의 의미를 어찌 알겠느냐”며 “단순한 호기심 충족에 불과할 뿐 교육적 효과가 과연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유치원생들을 유치장 안에 가두고 공포심을 심어주는 게 아니라, 경찰서 견학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유치장이 어떤 곳인지를 설명해주는 차원의 체험행사였다”고 해명했다. 아산경찰서 쪽은 “유치장 체험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많으면 이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전 수원/전진식 김기성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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