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4~17일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 일대에서 열린 제11회 주문진 오징어축제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주문진 오징어·양양 송이·문경 사과 ‘타격’
“발길 줄어들라” 축제 앞두고 시름 깊어가
“발길 줄어들라” 축제 앞두고 시름 깊어가
“바다가 도와주겠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나흘간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에서 열리는 ‘주문진 오징어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오규범 축제위원장은 요즘 부쩍 바다를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 코앞에 다가온 축제의 ‘주인공’인 오징어 잡이가 여름내 이어진 기상이변으로 신통치 않은 탓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주문진 오징어축제는 가을철 동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 잔치다. 지난해에도 축제기간 나흘 동안 15만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오징어’를 즐기러 주문진을 찾았다. 특히 맨손 오징어 잡기, 오징어회 썰기, 오징어 낚시, 얼음 속 오징어 찾기, 오징어 축 잡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 축제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출장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강원지역 동해 연안의 수온은 섭씨 22.7~24.7도를 유지하고 있다. 예년에 견줘 많게는 3.3도나 낮다. 오징어는 바닷물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수온이 떨어지자 어획량도 곤두박질을 했다. 올 들어 지난 19일 현재까지 강원 동해안에서 잡힌 오징어는 1만2683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어획량(1만7281t)의 73% 수준이다. 오징어축제를 앞둔 8~9월엔 그나마 지난해의 절반도 안 되는 1811t에 그쳤다.
흉어로 오징어값이 치솟은 가운데 축제 예산마저 2000만원이나 줄었다. 축제위원회는 체험행사 때 제공하는 오징어 마릿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최근 일본을 강타한 태풍 ‘로키’의 영향으로 파도가 거세진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센 파도에 바다 밑 뻘물이 뒤집히면 먹이도 활성화되고 수온도 올라간다”며 “아직 1주일 남짓 시간이 있으니, 먼바다로 나갔던 오징어가 연안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날씨 탓에 어려움을 겪기는 강원 양양을 대표하는 송이축제(9월29일~10월3일), 경북 문경이 자랑하는 사과축제(10월8~30일)도 마찬가지다. 지난 6~8월 끝없이 이어진 빗줄기 탓에 송이는 줄어들고, 사과는 제맛을 내지 못하고 있다. 권영수 양양군 문화관광과 축제담당은 “지난해 축제를 앞두고는 송이가 하루 평균 400㎏ 이상씩 공판장에 나왔는데, 올해는 아직 하루 100㎏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사과발전협의회 관계자도 “지난 6~8월 석달 동안 해가 뜬 날이 열흘 남짓에 그치면서 지난해에 견줘 사과 생산량도 줄고 익는 속도도 더디다”며 “당도와 크기 등 품질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해안의 가을을 대표하는 ‘대하축제’에선 아예 자연산 대신 양식 대하가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홍성군 남당항과 보령시 무창포에 이어 24일엔 태안군 안면도에서 대하축제가 막을 올렸지만, 해마다 자연산 수확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나동균 보령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축제장이면 자연산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자연산이 귀해 값이 치솟으면서 양식 대하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평일에는 한가하다 싶을 정도로 관광객이 없어 축제장 같지 않다”고 말했다. 춘천/정인환 기자, 전국종합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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