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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엄마의 마음으로 ‘토종 씨앗’ 지켜요”

등록 2011-09-25 21:08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은 전국 60여곳에서 회원 500여명이 텃밭에 토종 씨앗을 뿌려 수확한 뒤 씨앗을 받는 방식으로 토종 씨앗을 지켜가고 있다. 집안 대대로 토종 씨앗을 전승해온 할머니가 토종 씨앗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제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은 전국 60여곳에서 회원 500여명이 텃밭에 토종 씨앗을 뿌려 수확한 뒤 씨앗을 받는 방식으로 토종 씨앗을 지켜가고 있다. 집안 대대로 토종 씨앗을 전승해온 할머니가 토종 씨앗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제공
여성농민회 500명 지킴이 역할
7년전 시작…현재 100여종 확보
“씨앗 다양성 파괴땐 전멸 가능”
“동네 할머니들이 100년 넘은 토종 씨앗도 갖고 계시더라고요. 식구들이 먹을 것은 씨앗을 받아 심어오신 것이지요.”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토종씨앗사업단을 이끄는 심문희(45·전남 구례군 마산면) 단장은 23일 토종 씨앗을 “엄마의 형질이 나오는 생명의 씨앗”이라고 설명했다. 다국적기업의 종자 상품이나 정부 보급종으로 받은 씨앗은 이듬해 수확이 전년과 같지 않은 ‘불임 씨앗’이라는 것이다. 심 단장은 “이 때문에 농민들은 새로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야 한다”며 “7~8년 동안 씨앗을 받아 심어 토착화된 종자는 토종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24일 전남 구례에서 열린 지리산 문화제엔 구례 지역 여성 농민들이 수확한 토종 씨앗 10여점이 전시됐다.

여성 농민들이 토종 씨앗 지킴이로 나선 것은 2004년 남북 농민교류가 계기가 됐다. 여성농민회총연맹은 당시 북쪽 농민단체에서 토종 들깨 3㎏을 받아 이듬해 전국 10곳에 심은 뒤, 마을별로 토종 씨앗을 수소문했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GMO) 옥수수 전당분이 식용으로 수입됐던 2007년엔, 환경운동연합과 시민 기금 모금 운동을 펼쳐 토종 옥수수 9종을 확보해 농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단체는 현재 콩과 채소류, 수수, 조, 보리, 밀 등 100종이 넘는 토종 씨앗을 확보하고 있다. 토종종자연구회 회장인 안완식 박사가 분양해준 씨앗도 포함됐다. 신지연(37) 토종씨앗사업단 사무국장은 “60개 시·군에서 여성 농민 500여명이 ‘엄마의 마음’으로 한 종류 이상의 토종 씨앗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토종 씨앗을 심어 보급하기 위한 채종포를 일구기 시작해 올해까지 20곳으로 확대했다.

여성농민회총연맹은 2008년 2월 ‘언니네 텃밭’(we-tutbat.org)이라는, 노동부가 지정한 예비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윤정원(40) 언니네 텃밭 사업단 사무장은 “텃밭에서 되도록 토종 씨앗을 사용해 가꾼 제철 농산물을 월 회비 5만원을 내는 소비자 회원에게는 매달 두 차례, 월 회비 10만원의 소비자 회원에게는 네 차례 보낸다”고 말했다.

전국 12곳의 생산자 회원은 100여명이고, 소비자 회원은 700여명에 이르며 지난해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심 단장은 “농업의 시작인 씨앗마저 다국적기업에 종속돼서는 안 된다”며 “씨앗의 다양성이 파괴되면 기후변화에 전멸할 수 있기 때문에 토종 씨앗 보호는 결국 소비자들의 식량주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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