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의 실제 소재가 됐던 광주 인화학교의 졸업생 조점례씨가 5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짜 고교 졸업장 사기, 강제노역, 강제모금 등 법인과 학교 쪽의 오랜 비리를 수화로 폭로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84년 졸업생 조점례씨 폭로
“전신 농아학교 나왔지만 중졸
재학 3년간 강제노역 동원”
“전신 농아학교 나왔지만 중졸
재학 3년간 강제노역 동원”
“잃어버린 3년을 되돌려받고 싶어요.”
영화 <도가니>의 실제 무대였던 광주 인화학교의 전신인 전남농아학교 졸업생 조점례(48·청각장애인)씨는 1984년 고교 졸업장을 받았지만 학력은 중졸이다. 졸업장이 학교 쪽에서 멋대로 만든 가짜였기 때문이다.
“10년 전 대학 진학을 꿈꾼 적이 있어요. 사회복지와 신학을 공부해 아동복지 일을 해보고 싶었죠. 근데 내 졸업장으론 원서를 낼 수 없었어요. 그땐 교장한테 쫓아가 사기꾼이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죠.”
5일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 나온 조씨는 30여년 동안 냉가슴만 앓아온 졸업장 사기 피해와 함께, 강제노역과 강제모금 따위에 내몰린 사연도 낱낱이 고발했다.
인화학교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94년 고등부 인가를 받기 훨씬 전인 78~84년 고등부 학생들을 모집해 수십명한테 졸업장을 주었다. 이는 일부 학생들이 졸업장을 찢는 등 반발한 끝에 6년 만에 중단됐다.
조씨는 81년 학교가 광주 동구 학동에서 남구 봉선동으로 옮겨가면서 건물 확장과 운동장 조성에도 학생들을 강제동원했다고 증언했다. 학생 대부분이 3년 동안 책 대신 삽을 들고, 간식으로 빵조각을 먹으며 강제노역에 내몰렸다. 빈번한 수화 모금공연에 나서야 했고, 새 옷을 기증받으면 이를 입고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내다파는 행태를 지켜봐야 했다고 회고했다.
조씨는 83~86년 졸업생 21명과 함께 지난해 4월 법인과 학교의 파렴치한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발생일로부터 1년 이상 지나 조사할 수 없다”는 각하 결정 통지였다.
“2005년과 2010년의 알려진 성폭력뿐만이 아니에요. 가짜 졸업장 장사로 장애인의 가슴에 못을 박고 강제노역과 강제모금까지 시킨 나쁜 학교는 없어져야 해요.”
서만길(45) 인화학교 총동문회장도 “인화학교를 운영한 우석 법인은 설립자의 아들, 사위, 동서, 처남 등이 족벌경영을 했다”며 “설립 목적을 망각한 채 장애인들을 이용한 법인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김용목(48) 위원장은 “학생 성폭력도, 가짜 졸업장도 여태껏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리고 외면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영화 <도가니> 이후엔 말 못 하고 힘없는 자들이 눈물을 흘릴 때 고개를 돌리지 말자”고 호소했다. 광주지역 26개 시민단체로 짜인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사회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도입 등을 담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피죤회장 ‘환자복 출석’…경찰 “3억 주고 청부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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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만길(45) 인화학교 총동문회장도 “인화학교를 운영한 우석 법인은 설립자의 아들, 사위, 동서, 처남 등이 족벌경영을 했다”며 “설립 목적을 망각한 채 장애인들을 이용한 법인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김용목(48) 위원장은 “학생 성폭력도, 가짜 졸업장도 여태껏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리고 외면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영화 <도가니> 이후엔 말 못 하고 힘없는 자들이 눈물을 흘릴 때 고개를 돌리지 말자”고 호소했다. 광주지역 26개 시민단체로 짜인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사회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도입 등을 담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피죤회장 ‘환자복 출석’…경찰 “3억 주고 청부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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