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포구서 800명 생명평화 미사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천주교 단체들이 전국 연대를 꾸렸다.
서울대교구와 제주교구 등 15개 교구의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20여 천주교 단체들은 1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연대’ 출범식을 열었다. 전국 교구의 천주교 기구·단체들이 참여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전국 연대 모임을 꾸린 것은 이례적이다.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은 이날 오후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총회를 연 뒤 발표한 출범선언문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자랑하고 홍보하듯이 제주의 자연유산이 온전히 지켜지기를 원한다”며 “자연환경을 치명적으로 훼손하는 청정해역의 군사기지화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는 제주도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지구,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됐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구럼비 해안을 파괴하고 해군기지로 만들려 한다”며 “정부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전쟁을 빼고는 가장 많은 국민들이 희생된 4·3 사건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는 제주도와 도민들에게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마주하게 할 수는 없다”며 △제주해군기지 건설 전면 반대 △공사의 즉각 중단 및 문화재 발굴조사 실시 △해군기지 건설과정에 대한 정부의 사과 등을 촉구했다.
천주교 쪽은 이날 전국에서 해군기지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35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제주 밖에서 온 신부 200여명과 수녀 200여명 등을 포함한 성직자와 신자, 주민 등 800여명은 출범식을 마친 뒤 저녁 7시부터 강정포구에서 생명평화 기원 미사를 올렸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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