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이 열린 16일 오후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머신들이 경주를 시작하고 있다.
영암/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올해만 550억 적자…영국 운영사 5695억 챙길판
중개료 등 과다책정탓…부채 고스란히 전남도 몫
범대책위 “중단” 요구에도 전남도 “경제효과”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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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우웅~”하는 굉음이 들렸다. 14일 오후 전남 영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국제자동차 경주장 인근 농성장에서 만난 서점용(79)씨는 “오살라게(아주) 시끄럽고 부애(화)만 난다”며 “(F1은) 농촌 사람들에게는 아무 쓰잘데기 없는 짓”이라고 혀를 찼다. 4년 전 F1 경주장 공사가 시작되면서 간척지에서 밀려난 30여 명의 농민들은 ‘간척지 농민 생존권 보상’이라고 적힌 쌀 포대를 옷 위에 걸쳐 입고 있었다.
전남도 F1대회지원본부 관계자는 16일 “올해도 영국의 F1 운영사인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에 개최권료(480억원), 텔레비전 중계권료(160억원) 등으로 640억원이 지출된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 운영비 등 추가 비용 300억원을 포함하면 총 비용은 940억원에 이른다. 올해 대회 표 판매 수입 등을 390억원으로 잡아도 약 550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개최권료도 혈세로 채워야 하는 셈이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전남의 운명을 바꾸겠다”며 ‘제이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 기업도시)를 추진하면서 2006년 F1대회를 선도사업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2016년까지 영암에서 열리는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대회를 치를 때마다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로 굳어졌다.
감사원이 지난 7월 내놓은 감사 결과를 보면, 경주장을 짓고 진입로를 놓는데 이미 국비 등 5073억원을 잡아먹은 이 사업에서는 2010~2016년 4855억원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남도가 2006년 2월 납품받은 용역 결과에서 총 1112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는 예측은 ‘엉터리’였던 셈이다. 감사원 자료를 보면 이런 상황에도 에프오엠에는 7년 동안 개최권료 (4297억원)와 텔레비전 중계권료(1398억원)로 5695억원을 챙겨줘야 한다.
문제는 금융비용 상환금이나 투자·운영비 부족분의 추가 조달 책임이 전남도와 출자기관인 전남개발공사에 있다는 점이다.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는 대회운영법인 카보(KAVO)의 지분 43.83%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최근 지방채를 발행해 카보의 금융비용 1980억원을 상환하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이정민 전남도의회 의원(민주노동당)은 “1980억원의 지방채 발행으로 박 지사 재임기간 동안 지방채의 액수가 1100% 늘어난 8225억에 달해 한 해 이자로만 340억원이 날아간다”고 주장했다.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F1 중단 범도민대책위원회’는 “F1대회는 ‘민생 예산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대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는 “F1대회는 한해 1조2천억원의 직간접적인 경제 파급 효과가 있는 지역의 랜드마크 사업”이라고 일축하면서 1조3천억원의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경주장 인근 간척지에 국제수소에너지단지(66만㎡) 조성해 적자를 상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순남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F1대회로 지역이 알려지면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경주장 사후활용 방안과 연관산업 유치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은 범도민대책위가 박 지사와 카보의 전현직 임원 등 7명을 F1대회와 관련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18일 고발인 조사를 벌이기로 해 법적 책임이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암/정대하기자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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