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대련’ 출신들, 임원추천위 등 중복 포진 ‘입김’
시 공무원조차 ‘눈치’…“인사청문회 등 대책을”
시 공무원조차 ‘눈치’…“인사청문회 등 대책을”
강운태 광주시장의 사조직인 ‘빛나는 대한민국 연대’ 회원들이 광주시 안팎의 공직 자리를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다.
지난 17일 임기 3년인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에 공모로 뽑힌 이호준(63)씨가 취임했다. 이씨는 시 문화정책실장과 자치행정국장, 시의회 사무처장 등을 거친 공무원 출신이다. 민선 남구청장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정치 경력도 갖고 있다. 주변에선 그가 강 시장의 사조직인 ‘빛나는 대한민국 연대’(이하 빛대련)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연줄이 적지 않은 작용을 했을 것으로 풀이했다.
이런 분석은 도시철도공사 임원추천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근거로 하고 있다. 임원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빛대련 고문과 자문위원인 이정희(58) 변호사와 정광훈(67) 광주컨벤션뷰로 대표이사 등 지인이었기 때문이다.
지방공기업법을 보면 사장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은 광주시에서 2명, 공사 이사회에서 2명, 시의회에서 3명을 결정한다. 그러나 지난 6월 도시공사 사장, 9월 철도공사 사장, 10월 환경공단 이사 등을 뽑는 과정에서 광주시 산하 3개 공기업 이사회는 빛대련 출신 이 변호사와 정 컨벤션뷰로 대표이사 등 2명을 잇따라 임원추천위원으로 선임했다. 이들 공기업의 기능과 이사회 구성이 전혀 다른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수상쩍은(?) 결정에는 외부의 입김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들은 광주시 추천위원들과 함께 의결정족수(4명)를 넘겨 표결이 이뤄지면 인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이런 방식으로 빛대련 인사들이 공기업의 임원추천위원, 이사회를 관장하는 사장, 임원추천위원을 결정하는 이사 등으로 교차 진출하면서 부작용이 이어졌다. 공무원 출신인 정광훈 컨벤션뷰로 대표는 도시공사·철도공사·환경공단 등지 임원추천위원을 맡아 지인들의 공직 진출에 관여했다고 일부 회의 참석자들이 귀띔했다.
사조직의 밀어주기와 끌어주기로 광주시 공조직에 진출한 빛대련 인사들은 10명을 넘어서 별도의 연결망을 형성했다. 이들이 세력화하면서 공기업을 감독하는 광주시의 공무원들조차 사조직 출신들한테 머리를 숙이는 등 권력 역전마저 나타나고 있다.
홍인화 광주시의원은 “사장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했다고 해서 뜯어보니 강 시장의 사조직 회원들이 후보자이고, 심사자이고, 추천자였다”며 “인사청문회 도입과 추천위원 개방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빛대련은 2007년 1월 강 시장이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면서 출범한 강 시장의 사조직이다. 현재는 광주 남구에 본부를 둔 정치참여형 사회봉사단체로 회원 500~600명이 활동중이다. 빛대련 쪽은 “조직이 아니라 회원 개인의 역량으로 공조직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강 시장은 대선 출마 때 총재를 사임하고 회원일 뿐”이라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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