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공사장에서 날아온 먼지로 피해를 본 천혜향.
강정마을회, 감귤 등 50여 농가 피해 대책 촉구
“물에도 먼지 안씻겨…얼룩진 천혜향 출하 못해”
“물에도 먼지 안씻겨…얼룩진 천혜향 출하 못해”
19일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서쪽 농경지에서 시설감귤을 재배하는 강성원(80)·정영희(65)씨 부부의 4600여㎡짜리 하우스 시설은 먼지로 가득했다. 강씨 부부는 고급 감귤인 천혜향과 한라봉을 재배한다. 정씨의 안내로 하우스에 들어서자 열매 곳곳에 누렇게 얼룩이 생긴 천혜향들이 눈에 들어왔다. 잎에도 먼지가 가득 묻어 있었다.
정씨는 “9~10월이 천혜향 성장 시기인데 먼지 때문에 잎과 열매들이 크지 못해 상품가치가 없어져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씨가 하우스에 먼지가 뒤덮인 것을 본 것은 지난 8일이다.
정씨는 “외국여행을 갔다가 온 다음날 들렀더니 염분기 섞인 먼지가 바람에 날아와 이 꼴이 됐다”며 “물로 여러차례 씻어내도 얼룩이 남아 출하하지 못하게 돼 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50여㎜의 비가 내렸지만 하우스 지붕에도 곳곳에 검붉은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수출용 백합을 재배하는 윤남석(50)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윤씨는 7월 2310㎡ 규모의 백합 온실을 새로 짓고 8월20일 백합 구근을 파종했다. 이달 말께 수출용으로 수확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30일 새벽 백합 온실에 갔다가 온실 안에 먼지가 눈 내린 것처럼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황사는 물을 뿌리면 없어지지만 이 먼지는 물을 뿌려도 없어지지 않아요. 25년 동안 백합농사를 지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윤씨는 수출이 불가능해 폐기처분할 생각이다.
그는 “해군과 공사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피해액만 6750만원으로 추정돼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아무개(80)씨는 “공사장에 방진시설을 하지 않으면 공사기간 내내 먼지가 날아다녀 농사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흥분했다.
강정마을회는 이처럼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날아온 먼지로 감귤과 백합, 딸기 등을 재배하는 50여 농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강정마을회는 이날 오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 내내 키워온 농사가 해군기지 공사장 먼지로 타격을 입게 됐다”며 “공사장 주변의 정밀피해조사를 요구했으나 서귀포시나 제주도는 개인적인 피해로 축소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을회는 환경단체와 함께 환경감시단을 만들어 먼지 비산 등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마을회는 환경단체와 함께 환경감시단을 만들어 먼지 비산 등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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