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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성폭행’ 미군 법정, 탄식과 욕설이…

등록 2011-10-21 15:26수정 2011-10-21 17:42

검찰 “만취상태로 보기 어렵다” 징역 15년 구형
지난달 경기 동두천시에서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속된 미군에 대해 징역 15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21일 오전 10시50분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박인식)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이광진 부장)는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K이병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K이병이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비좁고 경사가 심한 비상계단을 통해 4층에 올라간 것을 봤을 때 만취상태로 보기 어렵다”며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가학·변태적이고 극악한 범죄행위를 저질러 동정의 여지가 없다”며 중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K이병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어린 학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을 깊이 반성한다”고 여러 차례 반복했다. 연한 카키색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출두한 K이병은 긴장된 표정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 내가 저지른 행동은 사형을 받아도 마땅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K이병의 변호인은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지만 공복에 술을 많이 마셔 심신미약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며 “겨우 21살이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기를 마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처를 부탁했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어 내려가자 법정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의 탄식이 잇따랐다. 특히 ‘장래 희망이 심리학자’라고 피고인이 답변하자 곳곳에서 “개XX”라는 욕설이 튀어 나왔다.

K이병에 대한 선고는 오는 11월1일 오전 9시50분 의정부지법 1호 법정에서 열린다.

재판과정을 지켜본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선심성으로 구형이 높게 나왔을 수 있다. 법원의 선고를 지켜보겠다”며 “불평등한 소파는 한국민에게 피해를 줄 뿐아니라 한국민의 공분을 사는 미군에게도 불리할 수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소파를 개정해 한미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K이병은 지난달 24일 오전 4시께 만취상태로 동두천시내 한 고시텔에 들어가 텔레비전을 보던 ㄱ(16)양을 흉기로 위협해 수차례 성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뒤 5천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ㄱ양은 현재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진보연대, 전국여성연대, 민주노동당 등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은 재판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의정부지방법원 앞에서 K이병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 단체들은 또 불평등한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소파) 개정과 오바마 미국대통령 사과, 야간통행금지 계속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고양, 파주, 의정부, 남양주 등 경기북부 8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집회를 열고 서명운동에 나섰다.

의정부/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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