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빛고을 생활협동조합 회원들이 광주시 북구 양산동에 개설한 광주드림 양산점 앞에서 ‘협동과 나눔’을 다짐하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빛고을 생활협동조합 제공
광주권 생활협동조합 10돌 잔치
조합원 100가구→8500가구
친환경 매장 운영·소모임 활발
“생활운동 결합…강한 결속력”
조합원 100가구→8500가구
친환경 매장 운영·소모임 활발
“생활운동 결합…강한 결속력”
지난 26일 저녁 6시 광주광역시 5·18기념문화관 대동홀. 광주권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10돌 잔치에 참석한 시민 300여명이 기타 반주에 맞춰 ‘네 꿈을 펼쳐라’를 열창하고 있었다. 어깨를 들썩이며 율동에 빠져 있던 조합원 김현진(36·광주시 북구 동림동)씨는 “생협 덕분에 두 아이가 이렇게 예쁘게 자랐다”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는 2년 전 출자금 3만원을 내고 조합에 가입했다. 아들 김진하(3)와 딸 지수(2)가 한창 자라는 나이여서 생협 매장에서 유제품을 주로 산다. 김씨는 “가족의 먹을거리는 모두 믿을 수 있는 생협에서 산다”며 “아이들이 좋아하고 생산자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비싸도 이곳에서 장을 본다”고 말했다.
광주권의 소비자 생활협동조합(iCOOP)은 1990년대 초반 광주 하남의 소비자와 장성 한마음공동체를 잇는 도농 직거래 운동으로 씨앗을 뿌렸다. 당시 사업을 하는 방식이 서툴러 뿌리를 내리지 못하다 2000년 빛고을생협을 창립하면서 본격적인 소비자운동을 펼쳤다. 윤리적 소비에 공감하는 주부층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광주권의 독립 지역생협은 10년 만에 4개로 늘고, 조합원 수도 100가구에서 8511가구로 확대됐다. 친환경 브랜드 매장인 ‘자연드림’은 일곡·운암·양산·금호·월계·수완·봉선점 등 7곳을 열었다. 애초 인터넷 판매만 하다 2008년 브랜드 매장을 개설하면서 매출 신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매출액은 인터넷 판매 때인 2006년 20억원에서 매장 장보기가 정착된 2010년 132억원으로 5년 만에 6.6배 성장했다.
이렇게 생협 운동이 본궤도에 오르자 광주권 생협들은 이날 ‘협동과 나눔’을 지향했던 10년을 결산하고, 앞으로 10년은 식품안전·육아교육·마을복지 등을 챙기겠다고 다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영선 빛고을생협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이 대부분 주부층이고 마을모임·위원회·동아리 따위 소모임도 많아 결속력이 강하다”며 “장만 보고 마는 게 아니라 마을을 가꾸고, 취미를 즐기고, 아이를 키우는 등 전방위적인 생활운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생협(iCOOP)은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들의 생활협동조합이다. 전국에 지역생협 77곳이 조직되어 있다. 광주권은 조합원의 밀도가 높고 우리 쌀 지키기, 우리 밀 살리기, 친환경 급식 권장, 수입쇠고기 반대 등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유엔이 내년을 국제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면서 조합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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