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강(65)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박화강 전 이사장 ‘불이학당’ 개원
‘치유하는 한옥’ 기원하며 재수굿
‘치유하는 한옥’ 기원하며 재수굿
칼을 세워놓은 듯한 바위가 병풍처럼 서 있었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오봉산 자락 아래 청암마을에 새로 지은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집 마당에 서니 득량만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29일 오전 11시 박화강(65·사진)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한옥 마당에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07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때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했던 그는 2008년 사퇴 후 고향으로 돌아간 뒤, 99㎡(30평) 남짓한 한옥을 지어 ‘불이학당’을 개원했다. ‘불이’라는 말엔 “나와 남이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오후 1시부터 열린 ‘불이학당과 청암마을의 안녕을 위한 재수굿’ 공연엔 주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소리꾼 김현란(30)씨가 ‘심봉사 눈 뜨는 대목’으로 이날 판을 열었다. 무녀 박선애(49)씨가 미색 장삼을 걸치고 고깔을 쓴 채 중으로 분장해 쌀을 넣은 그릇에 꽂힌 촛불을 꽂고 무가를 부르며 액을 막았다. 박씨의 남편인 심재문(50)씨가 아쟁을 연주하며 한상식(장구), 홍용(대금), 김윤호(피리)씨 등과 굿판의 흥을 돋웠다.
무용가 손현숙(55)씨가 산조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사이 서양화가 박문종씨가 한지를 펼쳐놓고 붓을 들어 그림 한 점을 완성했다. 박씨와 국악인 김지연(30)씨가 망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의미가 담긴 ‘길닦음’ 거리(대목)를 하며 무명천을 펼치자, 마을 노인들은 하나 둘 나와 무명천 위에 노잣돈을 놓으며 두 손을 모으고 정성스레 절을 하기도 했다.
박 전 이사장은 애초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찾아와 쉬었다 가면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과 세상을 위하여 여기에 불이학당을 세우다’라는 상량문을 적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장은 이날 개관식 때 ‘불이학당’이라는 현판을 달지 않았다. 그는 “마음먹었던 대로 학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문패를 달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보성/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지난 29일 전남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오봉산 자락 아래 청암마을 ‘불이학당’ 앞에서 열린 ‘불이학당과 청암마을의 안녕을 위한 재수굿’ 공연 모습. 보성/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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