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인화학교에 특수교육 위탁 취소 통보
장애학생 성폭행 피해를 고발한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 인화학교에 대해 1일 특수교육 위탁 취소 조처가 내려지며, 그 생활시설인 인화원에는 시설 폐쇄 조처가 31일 단행됐다.
광주광역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인화학교에 재학중인 인화원생의 성폭력 피해 사건이 2005년과 2010년 잇따라 발생했으나 피해 치유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미흡해 시설 폐쇄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병록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사회복지사업법과 장애인복지법은 회계부정이나 인권침해 같은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폐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지난 10일 사전통보와 20일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인화원 쪽에 이날 폐쇄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인화원 원생 57명 가운데 15명은 가족 동의를 받아 그룹홈·체험홈으로 옮겼고, 가족이 없는 42명은 광주 광산구가 보호조치권을 발동해 다른 생활시설로 옮기도록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1일 인화학교에 청각장애 특수교육 위탁 취소를 통보한다. 교육청 쪽은 31일 “감사 결과 2010년 학생간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을 뿐 아니라 학적 관리·교육과정 등 학사운영 전반도 부실했다”며 “특수교육법이 정한 교육과정을 이행하지 못했고, 학부모들도 모두 전학을 요구하기 때문에 위탁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인화학교 학생 22명은 1일 인근 초·중·고교로 전학해 특수학급에 편성된 뒤, 광산구의 한 교육시설에서 특수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청은 이곳에 4학급을 설치하고 특수교사 7명, 상담사 1명, 수화통역사 1명 등 교직원 13명을 배치했다.
김대준 광주시교육청 대변인은 “학생들은 1일부터 새로운 만남, 선생님 소개,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으로 새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며 “인화학교 쪽에는 학교 폐쇄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학생들은 내년 한 해 동안 광주의 한 학교로 옮겨 수업하고, 2013년에 개교 예정인 공립 특수학교인 선우학교에 배정된다.
광주광역시는 인화학교와 인화원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1일 설립 허가 취소 사전통지를 보낸 뒤 오는 11일 청문회를 거쳐 14일 허가 취소를 단행할 계획이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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